강원대병원 등 연구팀, 대조·분석 결과 기관지에 악영향 확인
폐 괜찮다는데 수년간 '콜록'…시멘트 분진 영향 밝혔다
시멘트 공장 주변에 살며 분진에 장기간 노출되면 폐 기능에는 이상이 없더라도 기관지에 나쁜 영향을 받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강원대학교병원 환경보건센터는 경북대, 전북대, 서울대, 미국 아이오와대학과 함께 시멘트 분진이 폐와 기관지에 미치는 영향을 새로운 영상기법으로 밝혀냈다고 21일 밝혔다.

연구팀이 시멘트 공장 지역 주민들과 대조군인 다른 지역 주민들의 흉부 컴퓨터 단층촬영 자료를 최신 정량 기법으로 분석한 결과 시멘트 공장 주변 주민들은 폐 기능이 정상이더라도 대조군과 견줘 기도가 좁아지고 기관지 벽의 탄성이 감소한다는 사실을 관찰했다.

이전까지는 호흡기 증상이 있더라도 폐 기능이 정상이면 시멘트 공장과 같은 환경 노출에 의한 영향을 증명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이번 연구로 폐 기능뿐만 아니라 영상 분석을 통해 환경 노출에 의한 기관지 이상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강원·충북에 산재한 석회석 광산·시멘트 공장 주변 주민들이 공장에서 나오는 분진 때문에 호흡기 증상을 호소하는 사례가 많다는 점에 착안해 이뤄졌다.

강원대병원 환경보건센터는 2012년부터 공장 주변 주민들을 대상으로 정기적인 건강검진과 예방관리 사업을 하며 자료를 확보했다.

이번 연구 결과에 따라 그동안 분진 등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해온 시멘트 공장 주변 지역 주민들의 피해 입증도 한층 수월해질 것으로 보인다.

김우진 환경보건센터장은 "먼지에 장기간 노출되면 만성기관지염이나 폐기종 등 만성 폐질환 위험이 증가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으나, 이번 연구는 폐 기능이 감소하지 않은 상태에서 분진 노출이 기관지에 변화를 가져오고 기능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밝혀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해당 연구 결과는 지난 5월 국제학술지 '호흡기 연구'(Respiratory Research)에 실렸다.

폐 괜찮다는데 수년간 '콜록'…시멘트 분진 영향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