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지난 18일 노회찬 전 의원 서거 2주기 추모제에서 “혁신을 위한 길을 모색해 더 선명해지고 단단해지겠다”고 밝혔다.

심 대표는 이날 경기 남양주 모란공원에서 열린 노 전 의원 추모제에 참석해 “지난 총선에서 원내 교섭단체를 꼭 만들겠다고 약속드렸는데 지키지 못했다”며 “뵈러 오는 걸음이 무거웠다. 면목이 없어서 그랬다”고 말했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된 21대 총선에서 정의당 의석수는 총 6석에 그쳤다.

심 대표는 “유지를 받드는 심정으로 혼신의 힘을 다했는데 거대 양당의 위성 정당 폭거로 개정 선거법이 좌초됐다”며 “참으로 아픈 시간이었다”고 했다. 이어 “여러 모순된 상황에서 거센 논란도 있다”며 “치열함을 통해 더 선명해지고 성숙해지고 단단해지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박원순 전 서울시장 조문 문제로 내부 진통을 겪은 것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류호정·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성추행 의혹에 휩싸인 박 전 시장을 조문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후 논란이 일었고 심 대표가 “두 의원의 메시지가 유족들과 시민의 추모 감정에 상처를 드렸다면 대표로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당 내홍이 심화됐다.

심 대표는 노 전 의원을 회상하며 “그동안 당내에서 왼쪽이 맞다, 오른쪽이 맞다는 방향을 놓고 갑론을박할 때 늘 아래로 가야 한다고 말씀하셨다”며 “이를 등불 삼아 더 낮은 곳으로 가겠다”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