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로 마지막이라는 각오"…SK 상대 6⅔이닝 1실점 호투
한현희 부활 비결 "하루에 체인지업 200∼300개 던져"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 사이드암 한현희(27)가 부진을 털고 5경기 만에 승리를 따냈다.

한현희는 18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SK 와이번스를 상대로 6⅔이닝 4피안타(1피홈런) 1볼넷 7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해 4-1 승리를 이끌고 시즌 4승(4패)째를 수확했다.

6월 한 달 동안 2승 1패 평균자책점 2.90으로 잘 던졌던 한현희는 7월 들어 2경기에서 2패 평균자책점 41.73으로 극심한 부진을 겪었다.

한현희는 이대로 무너지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경기 후 만난 한현희는 "선발투수로서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돌아봤다.

그는 "제가 못 던지면, 팀에 피해가 가는 게 싫었다.

또 제 차례에 다른 사람이 던지는 게 싫다"며 부진을 털어내고 선발투수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했다고 밝혔다.

한현희는 돌파구를 체인지업에서 찾았다.

그는 "리그에 좌타자들이 많으니 체인지업이 있어야 노림수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지난 13일 KIA 타이거즈전(2이닝 7실점)에서 못 던지고서 체인지업을 하루에 200∼300개씩 던지며 연습했다"고 말했다.

이날 한현희는 99개의 투구 중 체인지업을 17개 던졌다.

직구는 48개, 슬라이더는 34개 던졌다.

한현희는 "체인지업을 이렇게 많이 쓴 적은 없었다"며 "앞으로도 하루에 200∼300개 던지며 연습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허리 통증으로 16일 말소된 포수 박동원에게 경기 전 전화해 '오늘 체인지업 많이 던질 테니 TV로 보고 어떤지 말해달라'고 했다며 "이제 가서 전화해보겠다"며 웃었다.

손혁 키움 감독도 "SK에 좌타자가 많았는데, 한현희의 체인지업이 완벽하게 들어가서 상대 타선을 제압할 수 있었다"고 칭찬했다.

한현희는 이날 호흡을 맞춘 포수 주효상의 영리한 리드도 '부활투'에 도움이 됐다고 했다.

한현희는 "앞선 두 경기에서는 볼넷도 많고 불리한 볼 카운트에 몰린 적도 많았다.

오늘 효상이는 제가 높게 뜬 공을 던지니 유인구로 활용하더라. 또 좋은 공은 결정구로 썼다"고 고마워했다.

한현희가 부진에 빠져 있는 동안 공교롭게도 최원태, 이승호 등 다른 키움 토종 선발투수들도 동반 부진을 겪었다.

한현희는 동료들도 다시 살아날 것으로 믿고 있다.

그는 "1년에 30경기 정도를 던지는데 1∼2경기에서 5경기는 못 던질 수도 있는 것"이라며 "원태와 승호도 진짜 많이 노력하고 있으니 잘 던질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손 감독은 "최근 국내 선발투수들이 좋지 않은 피칭을 해서 한현희가 부담스러웠을 텐데 좋은 투구를 해줬다"며 한현희의 '솔선수범 부활'도 높게 평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