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집에 사는 중학교 선배를 고문 수준으로 학대한 혐의(특수상해)를 받는 박모 씨(21)가 17일 구속 전 영장실질심사 출석을 위해 광주 북부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집에 사는 중학교 선배를 고문 수준으로 학대한 혐의(특수상해)를 받는 박모 씨(21)가 17일 구속 전 영장실질심사 출석을 위해 광주 북부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함께 생활하던 학교 선배를 오랜 기간 고문 수준으로 잔혹하게 폭행한 후배와 그 여자친구가 경찰에 붙잡혔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학교 선배를 상대로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가혹행위를 한 혐의(특수상해)로 박모 씨(21)와 그의 여자친구 유모 씨(23)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박 씨 커플은 지난 2월부터 6월까지 경기도 평택시 소재 자택에서 중학교 선배인 A 씨(24)를 상습적으로 폭행하거나 신체적 위해를 가해 8주 이상의 치료가 필요한 상처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박 씨는 고향인 광주에 있던 A 씨에게 "함께 생활하자"고 제안했고, 경기도 평택에서 함께 생활하는 과정에서 생활비가 부족해지자 폭행이 시작됐다.

처음에는 주먹으로 때리는 등 비교적 가벼운 폭행으로 시작했으나, A 씨가 별다른 반항을 하지 않자 폭행의 강도가 점점 세졌고, 여자친구 유 씨도 가세했다.

급기야 박 씨 커플은 골프채 등 둔기를 동원해 폭행했고, 끓는 물을 수십차례 몸에 끼얹거나 가스 토치 등 불로 몸을 지지는 등 고문에 가까운 가혹행위를 일삼았다.

A 씨는 고문 수준의 가혹 행위로 두피가 대부분 벗겨지는 등 온몸에 3도 화상을 입었고, 피부 괴사 등으로 몸에서 악취가 나자 화장실에서 생활한 것으로 드러났다.

A 씨의 건강이 급속도로 안 좋아지자 박 씨 커플은 A 씨의 고향인 광주로 데려와 입원시켰지만 병원비가 없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고 퇴원했다.

갈 곳이 없던 A 씨는 박 씨 커플을 다시 만났지만 가혹행위가 다시 시작되자 탈출해 고향으로 돌아갔다.

A 씨의 부모는 아들이 온몸에 상처투성이로 돌아오자 깜짝 놀라 경찰에 신고했고, 현재 A 씨는 범죄피해자 지원센터에서 심리치료를 받고 있다.

박 씨 커플은 처음에는 A 씨가 자해한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했지만, 증거를 확보한 경찰의 수사에 혐의 대부분을 시인했고, 경찰은 이들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