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교통여건 어렵더라…밥그릇 뺐긴다는 오해 안 돼"
시민단체 "현안 제대로 못 짚은 신중치 못한 발언" 비난

충북을 찾은 김부겸 전 의원이 지역 정서에 반하는 'KTX 세종역 설치' 옹호 발언을 해 적잖은 파문이 예상된다.

충북 찾은 김부겸 세종역 옹호 발언에 지역여론 '발끈'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 대표 선거에 나선 김 전 의원은 16일 충북도청 기자실에서 출입 기자들과 간담회를 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KTX 세종역 신설과 관련해 "역사를 만드는 것까지는 양해해야 한다고 본다"며 "세종에서 근무해보니 교통 여건에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종역 설치로 인해) KTX 오송역이 제역할을 못 할 것이라는 우려는 해결 방법이 있을 것"이라며 "내 지역 밥그릇을 뺏긴다는 오해는 하지 않아도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세종역이 들어섬으로써 충북이 위축된다는 건 지나친 걱정이며, 광역적 시각을 가지고 봐야 한다"면서 "세종시도 결국 장기적인 생활권으로 보면 범 충청권의 삶의 질 개선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세종역 설치는 기술적으로 어렵다는 국토교통부 입장에 대해서는 "전문 영역까지는 들어가지 않는 게 맞는 것 같다"고 언급을 피했다.

세종역 신설은 세종시와 충북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현안이다.

충북 찾은 김부겸 세종역 옹호 발언에 지역여론 '발끈'
세종시는 신설 필요성을 주장하는 반면, 충북은 세종시 관문 역 역할을 하는 오송역이 직격탄을 맞게 된다며 반대 움직임이 거세다.

지난 9일 세종시가 세종역 신설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용역 결과를 발표했을 때도 충북도는 "자체 용역 결과일 뿐 최소 안전기준인 부본선(대피선)도 확보되지 않았고, 설치 사례도 없는 비현실적인 계획"이라고 반박했다.

국토부 역시 세종시 구상이 안전성 면에서 취약해 역 신설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재자 밝혔다.

이런 상황 속에 나온 김 전 의원의 발언을 두고 "적절하지 못했다"는 게 지역의 전반적인 분위기다.

이두영 KTX 세종역 신설 백지화를 위한 범도민비상대책위원회 운영위원장은 "세종역 신설은 일단락된 문제인데, 김 전 의원이 신중치 못한 발언을 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세종시 건설의 목적과 계획, 세종역 신설이 왜 문제인지 등 현안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어떻게 집권 여당의 대표가 되려고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