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더특보 시장실 찾은 이후 22시간39분간 무슨일이…서울시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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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숨진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극단적 선택이 성추행 의혹 피소와 관련이 있다는 추정은 사실상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나, 그가 어떻게 해서 피소 사실을 파악했는지는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고 있다.
고인이 사망하기 전에 접촉한 전현직 서울시 정무라인 관계자들은 당시 상황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는 데다가 '박 시장의 피소 사실을 몰랐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고 있고, 서울시 역시 함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임순영 서울시 젠더특보는 8일 오후 3시께 시장의 집무실을 찾아갔고, 그날 밤 박 전 시장이 주재하는 회의에 참석했으며 박 전 시장은 이튿날 오전 10시 44분께 집을 나섰다.
이후 박 전 시장은 오후 1시39분에 고한석 전 비서실장과 마지막 통화를 했다.
8일 오후 3시부터 정확히 22시간 39분 동안 박 전 시장 피소 사실을 둘러싸고 서울시 내부에서 긴박하게 상황이 전개됐을 가능성이 크지만 아직 정확한 실체는 드러나지 않고 있다.
◇ 8일 오후 임 특보, 시장 집무실로 찾아가
박 전 시장이 극단적 선택을 한 9일과 그 전날에 박 전 시장을 만난 측근으로는 임순영 서울시 젠더특보, 고한석 전 비서실장 등이 있다.
임 특보는 8일 오후 3시께 박 전 시장이 다른 업무를 보고 있던 시장실로 찾아가 얘기를 나눴다.
이는 서울지방경찰청에 고소장이 접수되기 1시간 30분 전이다.
언론 인터뷰에서 임 특보는 "박 전 시장에 관한 '불미스러운 얘기'를 외부 관계자로부터 듣고 시장실로 달려가 업무 중이던 박 전 시장에 '실수한 것 있으시냐'고 물었으며, 당시 박 전 시장은 '글쎄, 바빠서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박 전 시장의 피소 사실이나 구체적 내용은 그때 알지 못했다는 것이 임 특보가 일부 언론 인터뷰에서 편 주장이다.
그러나 집무실에서 다른 일을 하고 있던 박 전 시장에게 임 특보가 불쑥 찾아간 것은 임 특보가 당시 들은 얘기가 단순히 풍문 수준이 아니라 상당히 중대한 내용이었음을 시사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 특보는 자신이 들었다는 얘기가 어떤 것이었는지, 또 누구로부터 그 얘기를 들었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이후 박 전 시장은 오후 7시께부터 9시께까지 성북구의 한 식당에서 전현직 구청장들과 모임을 가졌으며 당시에는 별다른 점이 없었다는 게 모임 참석자들의 얘기다.
◇ 8일 밤 '현안 회의'
이어 박 전 시장은 8일 밤에 임 특보와 변호사 자격이 있는 1명을 포함한 비서관 2명 등과 '현안 회의'를 가졌다.
회의 장소에 대해서는 시청, 시장 관사, 시장 관사 근처의 다른 장소 등 엇갈린 얘기가 나오고 있다.
임 특보는 당시 회의에 대해 "늘상 하던 현안 회의였다"면서도 "시장님이 '낮에 이야기했던 게 뭐냐? 다시 해봐'라고 했다"고도 언론 인터뷰에서 말했다.
이때 어떤 식으로든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 관련 얘기가 거론됐다는 것이다.
박 전 시장이 전현직 구청장들과 저녁 모임을 하고 나서 밤에 이런 회의를 했다는 것도 당시 논의된 내용이 심상치 않았음을 시사한다.
임 특보는 '늘상 하던 현안 회의'라고 말했으나, 행정 집행 라인도 아닌 젠더특보의 업무 성격상 밤늦게 급히 시장과 상의해야 할 업무가 발생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자리에서 매우 심각한 얘기가 오갔을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서울시는 코로나19 대응과 그린벨트 해제 논란, 서울지하철 9호선 일부 파업,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일몰제, 공공기여금 분배 등 코로나19와 부동산 문제 등에 집중하고 있었다.
'늘상 하던 현안 회의'라는 임 특보의 주장을 선뜻 받아들이기 힘든 이유다.
임 특보는 9일 오전에야 박 전 시장의 피소 사실을 파악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어떤 경로로 알게 됐는지 등은 전혀 밝히지 않고 있다.
◇ 9일 오전 비서실장이 시장 관사로 찾아가 면담
9일 오전 9시께는 고한석 전 비서실장이 시장 관사를 찾아가 박 전 시장과 얘기를 나눴다.
이어 오전 10시 10분께 고 전 비서실장이 관사에서 나와 근처 길을 지나가는 모습이 폐쇄회로TV(CCTV)에 포착됐다.
오전 10시 40분께 서울시가 기자단에 문자메시지로 당일 시장 일정 취소 사실을 알렸으며, 오전 10시 44분께는 박 전 시장이 관사를 나오는 모습이 CCTV에 잡혔다.
고 전 실장이 관사를 빠져나오고 나서 34분 후의 외출이었다.
당시 관사에서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박 전 시장이 외출하기 전에 산에 가서 생각을 정리한 후 정오께 돌아가겠다고 말했다는 얘기나 박 전 시장이 고 전 실장에게 성추행 의혹을 시인하는 듯한 말을 했을 수도 있다는 보도가 나오지만 확인은 되지 않고 있다.
고 전 실장은 15일 경찰 조사를 받고 나오면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면서 "면담 당시에는 박 전 시장의 성추행 피소 사실이나 임 특보의 보고 내용을 몰랐다"는 취지로 주장한 바 있다.
이어 오전 11시 20분과 정오 등 2차례에 걸쳐 서울시 관계자라고 신원을 밝힌 사람이 북악산 안내소에 전화를 걸어 박 전 시장이 들르지 않았느냐고 문의했다.
이 시점에서 서울시 측은 박 전 시장의 신변에 이상이 생겼음을 이미 파악한 상태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박 전 시장은 외출 중이었던 오후 1시 39분께 고 전 실장과 마지막으로 통화를 했으며, 오후 3시 49분께 성북동 소재 핀란드대사관저 근처에서 박 전 시장의 휴대전화 신호가 끊겼다.
이어 박 전 시장의 딸이 오후 5시 17분께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으며, 수색에 나선 경찰은 10일 0시 1분께 북악산 숙정문 인근에서 박 전 시장의 시신을 발견했다.
◇ 박 전 시장, 고소 움직임 어떻게 알았을까
어떤 식으로든 피소 사실 혹은 피해자의 고소하려는 움직임을 박 전 시장이 8일 오후나 9일 오전에 파악한 것은 확실해 보인다.
박 전 시장이 갑자기 극단적 선택을 할 만한 다른 이유를 찾을 수 없고, 임 특보의 박 전 시장 면담, 박 전 시장의 밤중 대책회의, 고 전 실장의 시장 관사 방문 등이 모두 심상치 않은 행보여서 박 전 시장이 피소에 대해 상당히 구체적 정보를 입수했으리라는 관측이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다.
정보가 전달된 경로에 대해 야권과 보수 성향 단체들은 경찰이나 청와대 등 정부기관일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여성단체 등 시민사회운동계를 거쳐 서울시 정무라인에 얘기가 들어갔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런 정보 유출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검찰 등 수사기관의 수사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 이를 수사해 달라는 고발도 검찰과 경찰 등에 여러 건 접수된 상태다.
서울시는 '민관합동조사단'을 만들어 박 전 시장 성추행 의혹을 조사하겠다고 15일 밝혔으나, 조사단 구성조차 쉽지 않은 상태다.
설령 조사단이 구성되더라도 강제 조사권이 없는 데다가 서울시 자체가 은폐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한 탓에 실효성이 있으리라고 기대하기 힘들다.
게다가 정보 유출 의혹 규명은 이미 퇴직한 정무라인 관계자나 외부 기관에 대한 조사가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서울시 주관 민관합동조사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경찰은 박 전 시장의 죽음에 타살을 의심할만한 점이 없으며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다만 경찰은 고인이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된 경위를 확실히 하기 위해 통화내역 조사와 휴대전화 포렌식 등을 시도 중이다.
이를 통해 고인에게 피소 정보가 전달된 경위 등이 자연스럽게 밝혀질 가능성이 있다.
/연합뉴스
고인이 사망하기 전에 접촉한 전현직 서울시 정무라인 관계자들은 당시 상황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는 데다가 '박 시장의 피소 사실을 몰랐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고 있고, 서울시 역시 함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임순영 서울시 젠더특보는 8일 오후 3시께 시장의 집무실을 찾아갔고, 그날 밤 박 전 시장이 주재하는 회의에 참석했으며 박 전 시장은 이튿날 오전 10시 44분께 집을 나섰다.
이후 박 전 시장은 오후 1시39분에 고한석 전 비서실장과 마지막 통화를 했다.
8일 오후 3시부터 정확히 22시간 39분 동안 박 전 시장 피소 사실을 둘러싸고 서울시 내부에서 긴박하게 상황이 전개됐을 가능성이 크지만 아직 정확한 실체는 드러나지 않고 있다.
◇ 8일 오후 임 특보, 시장 집무실로 찾아가
박 전 시장이 극단적 선택을 한 9일과 그 전날에 박 전 시장을 만난 측근으로는 임순영 서울시 젠더특보, 고한석 전 비서실장 등이 있다.
임 특보는 8일 오후 3시께 박 전 시장이 다른 업무를 보고 있던 시장실로 찾아가 얘기를 나눴다.
이는 서울지방경찰청에 고소장이 접수되기 1시간 30분 전이다.
언론 인터뷰에서 임 특보는 "박 전 시장에 관한 '불미스러운 얘기'를 외부 관계자로부터 듣고 시장실로 달려가 업무 중이던 박 전 시장에 '실수한 것 있으시냐'고 물었으며, 당시 박 전 시장은 '글쎄, 바빠서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박 전 시장의 피소 사실이나 구체적 내용은 그때 알지 못했다는 것이 임 특보가 일부 언론 인터뷰에서 편 주장이다.
그러나 집무실에서 다른 일을 하고 있던 박 전 시장에게 임 특보가 불쑥 찾아간 것은 임 특보가 당시 들은 얘기가 단순히 풍문 수준이 아니라 상당히 중대한 내용이었음을 시사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 특보는 자신이 들었다는 얘기가 어떤 것이었는지, 또 누구로부터 그 얘기를 들었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이후 박 전 시장은 오후 7시께부터 9시께까지 성북구의 한 식당에서 전현직 구청장들과 모임을 가졌으며 당시에는 별다른 점이 없었다는 게 모임 참석자들의 얘기다.
◇ 8일 밤 '현안 회의'
이어 박 전 시장은 8일 밤에 임 특보와 변호사 자격이 있는 1명을 포함한 비서관 2명 등과 '현안 회의'를 가졌다.
회의 장소에 대해서는 시청, 시장 관사, 시장 관사 근처의 다른 장소 등 엇갈린 얘기가 나오고 있다.
임 특보는 당시 회의에 대해 "늘상 하던 현안 회의였다"면서도 "시장님이 '낮에 이야기했던 게 뭐냐? 다시 해봐'라고 했다"고도 언론 인터뷰에서 말했다.
이때 어떤 식으로든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 관련 얘기가 거론됐다는 것이다.
박 전 시장이 전현직 구청장들과 저녁 모임을 하고 나서 밤에 이런 회의를 했다는 것도 당시 논의된 내용이 심상치 않았음을 시사한다.
임 특보는 '늘상 하던 현안 회의'라고 말했으나, 행정 집행 라인도 아닌 젠더특보의 업무 성격상 밤늦게 급히 시장과 상의해야 할 업무가 발생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자리에서 매우 심각한 얘기가 오갔을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서울시는 코로나19 대응과 그린벨트 해제 논란, 서울지하철 9호선 일부 파업,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일몰제, 공공기여금 분배 등 코로나19와 부동산 문제 등에 집중하고 있었다.
'늘상 하던 현안 회의'라는 임 특보의 주장을 선뜻 받아들이기 힘든 이유다.
임 특보는 9일 오전에야 박 전 시장의 피소 사실을 파악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어떤 경로로 알게 됐는지 등은 전혀 밝히지 않고 있다.
◇ 9일 오전 비서실장이 시장 관사로 찾아가 면담
9일 오전 9시께는 고한석 전 비서실장이 시장 관사를 찾아가 박 전 시장과 얘기를 나눴다.
이어 오전 10시 10분께 고 전 비서실장이 관사에서 나와 근처 길을 지나가는 모습이 폐쇄회로TV(CCTV)에 포착됐다.
오전 10시 40분께 서울시가 기자단에 문자메시지로 당일 시장 일정 취소 사실을 알렸으며, 오전 10시 44분께는 박 전 시장이 관사를 나오는 모습이 CCTV에 잡혔다.
고 전 실장이 관사를 빠져나오고 나서 34분 후의 외출이었다.
당시 관사에서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박 전 시장이 외출하기 전에 산에 가서 생각을 정리한 후 정오께 돌아가겠다고 말했다는 얘기나 박 전 시장이 고 전 실장에게 성추행 의혹을 시인하는 듯한 말을 했을 수도 있다는 보도가 나오지만 확인은 되지 않고 있다.
고 전 실장은 15일 경찰 조사를 받고 나오면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면서 "면담 당시에는 박 전 시장의 성추행 피소 사실이나 임 특보의 보고 내용을 몰랐다"는 취지로 주장한 바 있다.
이어 오전 11시 20분과 정오 등 2차례에 걸쳐 서울시 관계자라고 신원을 밝힌 사람이 북악산 안내소에 전화를 걸어 박 전 시장이 들르지 않았느냐고 문의했다.
이 시점에서 서울시 측은 박 전 시장의 신변에 이상이 생겼음을 이미 파악한 상태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박 전 시장은 외출 중이었던 오후 1시 39분께 고 전 실장과 마지막으로 통화를 했으며, 오후 3시 49분께 성북동 소재 핀란드대사관저 근처에서 박 전 시장의 휴대전화 신호가 끊겼다.
이어 박 전 시장의 딸이 오후 5시 17분께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으며, 수색에 나선 경찰은 10일 0시 1분께 북악산 숙정문 인근에서 박 전 시장의 시신을 발견했다.
◇ 박 전 시장, 고소 움직임 어떻게 알았을까
어떤 식으로든 피소 사실 혹은 피해자의 고소하려는 움직임을 박 전 시장이 8일 오후나 9일 오전에 파악한 것은 확실해 보인다.
박 전 시장이 갑자기 극단적 선택을 할 만한 다른 이유를 찾을 수 없고, 임 특보의 박 전 시장 면담, 박 전 시장의 밤중 대책회의, 고 전 실장의 시장 관사 방문 등이 모두 심상치 않은 행보여서 박 전 시장이 피소에 대해 상당히 구체적 정보를 입수했으리라는 관측이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다.
정보가 전달된 경로에 대해 야권과 보수 성향 단체들은 경찰이나 청와대 등 정부기관일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여성단체 등 시민사회운동계를 거쳐 서울시 정무라인에 얘기가 들어갔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런 정보 유출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검찰 등 수사기관의 수사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 이를 수사해 달라는 고발도 검찰과 경찰 등에 여러 건 접수된 상태다.
서울시는 '민관합동조사단'을 만들어 박 전 시장 성추행 의혹을 조사하겠다고 15일 밝혔으나, 조사단 구성조차 쉽지 않은 상태다.
설령 조사단이 구성되더라도 강제 조사권이 없는 데다가 서울시 자체가 은폐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한 탓에 실효성이 있으리라고 기대하기 힘들다.
게다가 정보 유출 의혹 규명은 이미 퇴직한 정무라인 관계자나 외부 기관에 대한 조사가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서울시 주관 민관합동조사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경찰은 박 전 시장의 죽음에 타살을 의심할만한 점이 없으며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다만 경찰은 고인이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된 경위를 확실히 하기 위해 통화내역 조사와 휴대전화 포렌식 등을 시도 중이다.
이를 통해 고인에게 피소 정보가 전달된 경위 등이 자연스럽게 밝혀질 가능성이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