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호르몬, 당뇨 환자 혈당 올린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 부신 피질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인 코르티솔(cortisol)이 당뇨병 환자의 공복 혈당을 올린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학 메디컬센터 당뇨병-대사 연구센터(Diabetes and Metabolism Research Center)의 조슈어 조지프 내분비내과 교수 연구팀이 2천여명(45~84세)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 결과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헬스데이 뉴스(HealthDay News)가 14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이들의 6년간 공복 혈당과 소변 중 코르티솔 수치 측정 자료를 바탕으로 코르티솔 수치와 공복 혈당 사이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코르티솔 수치가 올라가면 혈당에 변화를 유발, 당뇨병 환자의 혈당 조절을 어렵게 만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르티솔 수치는 아침에 가장 높고 밤에는 대개 낮아지지만, 스트레스가 심한 당뇨병 환자는 밤에도 코르티솔 수치가 올라가 혈당도 덩달아 상승한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코르티솔은 혈당을 떨어뜨리는 호르몬인 인슐린 분비를 억제해 혈당이 올라가게 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코르티솔은 또 식욕을 자극한다.

따라서 스트레스를 받으면 식물성 식품보다는 탄수화물과 당분 함유량이 높은 음식에 끌리게 된다.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코르티솔이 분비되는 것은 이른바 '투쟁-도피 반응'(fight or flight response)의 일부다.

'투쟁-도피 반응'이란 긴장 상황이 발생했을 때 뇌는 맞서 싸울 것인지 아니면 도망갈 것인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교감신경계가 영향을 받아 심장 박동-호흡 속도 증가, 위와 장의 움직임 저하, 혈관 수축, 근육 팽창, 방광 이완, 발기 저하 등이 나타나는 현상을 말한다.

이 연구 결과에 대해 뉴욕대학 메디컬센터 내분비내과 전문의 아칸카샤 고얄 박사는 코르티솔은 '이중고'(double whammy)를 가져온다고 논평했다.

혈당을 증가시키는 한편 혈당을 내리게 하는 췌장의 인슐린 분비를 감소시킨다는 것이다.

특히 당뇨병 환자는 인슐린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기능이 떨어지면서 혈당이 올라가게 된다고 그는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 정신신경 내분비학회 학술지 '정신신경 내분비학'(Psychoneuroendocrinology) 최신호에 실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