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vs 통합당 '진영논리'와 거리두며 차별화 모색
범여권 탈피 정의당, 조문정국서 '진보 야성' 부각
최근 '범여권'에서 빼달라고 언론에 요청한 정의당이 박원순 서울시장 조문 정국에서 더불어민주당과 부쩍 거리를 두고 있다.

박 시장 장례를 서울특별시민장으로 치르는 것을 두고 민주당에 거북한 '2차 가해 반대' 메시지를 전면에 내세우는 등 차별화에 나섰다.

'피해자 중심주의'를 이유로 박 시장을 조문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장혜영 류호정 의원이 그 선봉에 섰다.

장 의원은 "차마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애도할 수 없다"고 했고, 류 의원은 박 시장을 고소한 A씨를 향해 "당신이 외롭지 않으면 좋겠다"고 연대와 지지를 표명했다.

정의당 관계자는 12일 "당에서는 조문과 피해 호소인에 대한 위로를 동시에 하기로 방침을 정했는데 장 의원 등이 피해 호소인 측 사정에 더 공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심상정 대표가 박 시장 빈소에서 한 말도 같은 날 민주당 이해찬 대표 발언과 대비됐다.

심 대표는 조문을 마친 뒤 기자들에게 "피해 호소인에 대한 신상털기나 2차 가해는 절대 하지 말아야 할 일"이라며 "가장 고통스러울 수 있는 분은 피해 호소인"이라고 잘라 말했다.

반면 이해찬 대표는 '고인에 대한 의혹에 당 차원의 대응을 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그런 걸 예의라고 하는가, 최소한 가릴 게 있다"고 질타했다.

정의당 관계자는 "피해를 호소하는 사람이 있는데, 국회의원들이 가해자 측에 대거 조문한다면 피해 호소인에게 압박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고인이 돌아가셨으니 반대편에서는 정의당을 향해 격렬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경우가 있는데 그 심정도 이해한다"고 덧붙였다.

정의당의 이런 태도는 조국사태를 계기로 '민주당 2중대'로 인식돼 총선에서 패했다는 자체 진단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이미 정의당은 민주당의 단독 원구성과 추경안 처리 과정에서 민주당에 협조하지 않거나 비판적 태도를 보였고 부동산 대책과 관계자 책임론을 두고도 야당으로서 선명한 목소리를 냈다.

이른바 진영대결에 정의당 스스로를 가두면 가둘수록 지지층이 이탈하고 멀어지는 자신들의 처지와 현실을 염두에 둔 셈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