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전 의원은 경부고속도로 50주년 기념비에 박정희 전 대통령의 이름을 뺀 것은 "사려 깊지 못한 행동"이었다고 지적했다.

김 전 의원은 9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공과가 엇갈리더라도 이 부분은 깊이 사고하지 못한 결과였다"고 말했다.

[일문일답] 김부겸 "박정희 뺀 기념비, 사려 깊지 못했다"
다음은 김 전 의원과의 일문일답.
--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출마 결심 계기는.
▲ 총선 이후에 오히려 지역주의가 강화된 모습을 봤다.

미래통합당의 강경일변도 전략을 지켜보면서 이대로 민주당이 (취약 지역에서) 일방적으로 무너지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개인적인 욕심보다는 당을 위해 선당후사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 유리하지 않은 구도다.

왜 굳이 도전하냐는 의문도 나온다.

▲ 대선주자가 당권을 잡고 7개월 후에 그만두는 상황이 자연스럽지 않다고 생각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이낙연 의원은 더 고민해야 한다.

지도부는 대선 경선을 준비해야 한다.

본인이 지도부를 선점한 뒤 대선 직전 내려놓겠다는 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러나 이를 둘러싼 싸움만 되풀이할 수는 없다.

나는 내 당위와 대의를 가지고 가겠다.

-- 둘 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소중한 자산이다.

경선 과정에서 상처를 입지 않을까.

▲ 서로가 역할을 분담하길 바란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

우리도 대화를 안 한 것은 아니었다.

아끼는 분들도 노력을 많이 해주셨다.

그러나 결론은 이렇게 됐다.

조금 안타깝다.

-- 당내 분위기는 어떤가.

지지 목소리가 나오고 있나.

▲ 조금씩은. 나는 이번에 야심을 내려놓았다.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목소리가 있더라.
-- 당 대표 당선이 안 되면 대권에 출마하나.

▲ 정치인이 진심을 가지고 이야기했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달라.
-- 당내 친문 세력은 어느 쪽을 지지한다고 보나.

▲ 관망 중이라고 본다.

-- 결국은 지지할 것이라고 보나
▲ 그렇게 되도록 노력하겠다.

-- 이낙연 의원에 대한 평가는.
▲ 문재인 정부 초대 총리로 꼼꼼히 일을 잘했다.

문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에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7개월 만에 관두려 한다는 허점만 빼면 (당 대표감이라는 이야기는) 근거가 있다.

다만 당에 대한 부분은 다른 관점에서 봤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당권을 잡아 지지기반을 굳히고 대선에 출마하는 그림이 국민에게 설득력 있게 다가올까? 그렇게 판단했다면 어쩔 수 없지만, 과연 그렇게 될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

-- 정세균 국무총리가 김 전 의원을 지지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 당내 세력 간 합종연횡으로 전당대회 상황을 분석하는 건 너무 평면적인 관찰이다.

-- 부동산 정책은 어떻게 접근해야 하나.

▲ 부동산은 늪 같다.

끊임없이 빨려들고 허우적거리게 한다.

내 집을 갖고 싶다는 국민의 욕망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러니 공급의 여지가 있는 부분을 찾아야 한다.

용적률 조정도 검토해야 한다.

또 과세 부담을 높여야 한다.

보유세 강화도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공시지가의 현실화를 이루어내야 한다.

-- 인천국제공항 비정규직 전환 문제를 둘러싸고 이것이 과연 '공정' 한가에 대한 의문이 있다.

▲ 편법에 대한 분노를 이해한다.

그러나 이분들은 비정규직으로 몇 년씩 일을 해왔다.

근무태도도 어느 정도 검증받았다.

기업 입장에서는 직접 검증한 사람을 채용하고 싶어 할 것이다.

단순히 시험을 안 쳤다고 불공정하다는 시각은 옳지 않다.

한편으로는 좋은 일자리가 우선이다.

을과 을의 싸움을 막아야 한다.

노사정간 사회적 대타협이 마련되어야 하는 이유다.

--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사이 갈등에 대한 생각은.
▲ 검찰이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누리던 무소불위의 권력을 이제는 정상화해야 한다.

여태까지 검찰 출신 장관이 이런 부분을 바로잡지 못했다.

문제는 쌓이고 누적됐다.

그러다 보니 마치 정상이 아닌 것이 정상인 것처럼 되어버렸다.

바로잡아야 한다.

-- 야당과의 협치 구상은.
▲ 기본적으로 야당을 깔아뭉개거나 부인, 무시하는 정치를 해오지 않았다.

그러나 미래통합당이 176석을 가진 여당을 향해 자신들의 뜻에 맞게 따라오라고 주장하는 건 아닌 듯하다.

국민이 민주당에 표를 몰아주었다.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고, 동의해주어야 한다.

-- 경부고속도로 50주년 기념비에 박정희 전 대통령의 이름이 빠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공과가 엇갈리더라도 이 부분은 깊이 사고하지 못한 결과다.

기념비에 현대건설 관계자까지도 들어간다고 들었다.

그런데 박 전 대통령이 빠졌다면, 사려가 깊지 못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