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백남기 씨 딸을 비방하는 내용의 글이나 그림을 게재해 벌금형을 선고받은 전직 기자와 시사 만화가에게 검찰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4-2부(반정모 차은경 김양섭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세의 전 MBC 기자와 만화가 윤서인 씨에 대한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원심의 구형량과 같은 형(각각 징역 1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김씨와 윤씨는 이날 최후진술에서 무죄를 주장했다.

김씨는 "마음에 상처를 받았을 백남기 씨 딸에게 안타깝고 유감스럽다"면서도 "개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느낌과 소감을 쓴 글로 처벌받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문제가 된 글은) 개인적인 느낌과 감상을 적은 것"이라며 "내가 이번 사건으로 명예훼손죄로 처벌받으면 '소감 금지법', '감상 금지법'으로 불리는 놀라운 판례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씨는 "대한민국에는 헌법에서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가 있다"며 "내가 유죄라면 대한민국 시사 만화가들은 펜을 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사람은 2016년 10월 백남기 씨가 위독한 상황인데도 그 딸이 외국 휴양지에서 휴가를 즐겼다는 내용의 글과 그림을 SNS나 인터넷 사이트 계정에 올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백남기 씨 딸은 당시 휴양 목적이 아닌 인도네시아 발리에 있는 시댁의 집안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1심 재판부는 "사생활을 언급해 비난하는 것은 인격권 침해"라며 두 사람의 혐의를 유죄로 판단해 각각 벌금 700만원을 선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