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80% 국제 구호에 의존…유엔 등 후원 감소
유니세프 "영양실조 아동 240만명 달할 수도"
오랜 내전으로 이 초래한 예멘의 인도주의적 위기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더욱 극심해지고 있다고 미국 폭스뉴스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방송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국제 구호단체들의 기부금이 감소하며 에멘이 대규모 기근을 맞이할 위기에 놓였다고 전했다.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UNICEF)은 현 상황이 지속하면 예멘의 영양실조 아동이 240만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니세프는 "예멘 상황이 아직 기근의 요건을 충족하진 않지만, 심각한 영양실조가 광범위하게 확산했고 날마다 아이들이 죽는다"며 우려를 표했다.

더불어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조처로 구호단체 활동에도 어려움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예멘에는 2014년 말 이란이 지원하는 후티 반군이 수도 사나를 장악한 것으로 촉발된 내전이 5년 넘게 지속하고 있다.

2015년에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 등이 예멘 내 이란의 영향력 확대를 막겠다며 전쟁에 개입하기까지 했다.

이 사태로 현재까지 10만명 이상이 숨졌으며 300만명이 넘는 난민이 발생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에 따르면 현재 예멘 인구의 80%에 달하는 약 2천400만명이 구호 단체의 지원에 의존하고 있다.

지원은 식량, 보건 분야를 포함해 광범위하게 이뤄진다.

그런데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으로 현재까지 유엔의 예멘 지원 프로그램의 75%가량이 중단됐거나 축소됐다.

유엔 산하 세계식량계획(WFP)은 식량 지원을 절반으로 줄이기도 했다.

지난달 말 유니세프는 오는 8월 말까지 예멘에 5천450만 달러(약 650억5천만 원)에 달하는 보건 및 영양 구호가 이뤄지지 않으면 2만3천명 이상의 아동이 심각한 영양실조에 시달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 집계에 따르면 현재 기준 예멘의 누적 코로나19 환자는 1천318명이다.

하지만 내전으로 검사 역량이 제한되고 반군이 장악한 지역의 확진자 수는 아직 공개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실제 확산 규모는 더 많을 것으로 예측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