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화물사업 호조에 힘입어 2분기 ‘깜짝 흑자’를 냈을 것이란 추정이 나오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적자폭을 크게 줄인 것으로 추정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여객 매출이 급감한 가운데 달성한 일시적 실적 개선인 탓에 항공사들의 표정이 밝지만은 않다.

8일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2분기 별도 기준 영업이익 컨센서스(실적 추정치)는 181억원이다. 지난 1분기(-566억원) 적자에서 흑자 전환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컨센서스는 -802억원으로, 지난 1분기(-2082억원)보다 적자폭이 크게 축소된 것으로 추정된다. 양대 항공사는 다음달 2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2분기 화물 사업이 항공사 실적의 ‘버팀목’이 됐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 항공기 운항률이 급감하자 화물 수요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몰렸다. 화물 수요보다 공급이 크게 줄면서 화물 운임도 2~3배 상승했다. 항공 화물 운임지수인 TAC에 따르면 올 5월 중국 상하이~북미 항공화물 운임은 ㎏당 10.83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배 상승했다. 항공기 운항을 대폭 줄이면서 인건비, 유류비 등 비용이 대폭 감소한 것도 실적 반등의 요인이 됐다. 저유가에 따른 항공유 가격 하락도 도움이 됐다.

하지만 항공업계에서는 “비정상적인 경영의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2분기 실적 호조는 화물 운송에 필요한 화물기 운항 급감에 따른 화물 특수와 극한의 비용 절감 등에 따른 일시적인 성과라는 설명이다. 전통적 성수기로 꼽히는 3분기부터는 오히려 영업이익이 다시 고꾸라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전 세계 항공사들이 여객기 운항을 재개하면서 공급 부족 현상도 점차 완화되고 있다. TAC에 따르면 지난달 마지막 주 상하이~유럽 노선 항공화물 운임은 전주에 비해 10% 하락했다.

본격적으로 실적이 회복되기 위해서는 결국 여객 수요가 살아나야 한다. 하지만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당분간 여객 수요 증가를 기대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국내선 수요는 작년 수준으로 회복됐지만 국제선 여객은 정체 상태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