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환·김범수·김민우 토종 선발 맹활약
정우람, 하주석, 반즈 등 주요 선수 복귀 앞둬
포기하지 않는 한화 이글스…7월 평균자책점 전체 2위
프로야구 KBO리그 최하위 한화 이글스가 조금씩 정상화하는 분위기다.

최악의 연패 기록을 쓰며 무기력하게 무너졌던 모습이 조금씩 사라지고 있다.

한화는 7월 이후 6경기에서 2승 4패를 기록했다.

팀 성적은 여전히 좋지 않다.

그러나 세부기록을 살펴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한화는 7월 이후 팀 평균자책점 4.36을 기록했다.

10개 구단 중 삼성 라이온즈(4.02)에 이어 2위다.

개선된 마운드는 토종 선발 투수들이 이끌고 있다.

장시환이 7월 이후 2차례 선발 등판에서 12이닝 동안 2자책점으로 맹활약했고, 김범수가 6이닝 무실점, 김민우가 5이닝 1실점을 기록하며 나란히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7월 이후 등판한 선발 투수 중 5회를 버티지 못하고 조기 강판당한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었다.

불펜은 여전히 불안하지만, 답이 안 보이는 수준은 아니다.

최원호 감독대행은 김종수, 문동욱, 윤대경 등 젊은 투수들에게 많은 기회를 주며 불펜 전력을 다지고 있다.

부상으로 이탈한 마무리 투수 정우람이 복귀하면 보다 안정된 전력으로 맞설 수 있다.

타선도 희망적이다.

한화는 7월 이후 팀 타율 0.267을 기록했다.

올 시즌 팀 타율(0.243)보다 2푼 이상 높다.

외국인 타자가 없는 가운데 거둔 성적이라 의미 있다.

돌아올 선수도 많다.

한화는 새 외국인 타자 브랜든 반즈가 16일 자가격리에서 해제될 예정이다.

한화는 지난해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30개 홈런을 터뜨렸던 반즈의 장타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해있던 주전 유격수 하주석도 복귀 초읽기에 들어갔다.

그는 최근 퓨처스리그 2경기와 청백전에서 3연속 경기 홈런을 쏘아 올리며 남다른 타격감을 과시했다.

하주석이 복귀하면 내야 수비도 한층 안정화할 수 있다.

외야수 노수광도 이르면 이달 안으로 복귀할 수 있다.

사실 한화는 올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매우 낮다.

5위 LG 트윈스와 승차가 15경기까지 벌어져 있어서 현실적으로 가을야구를 꿈꾸기는 어렵다.

8위 롯데 자이언츠와 격차도 11경기 차다.

따라잡기 쉽지 않다.

그러나 한화는 올 시즌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의지를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구단 프런트는 새 외국인 선수 영입과 트레이드를 통해 선수단에 명확한 신호를 보냈고, 선수들도 몸을 아끼지 않는 모습으로 끈질기게 경기를 펼치고 있다.

7일 롯데 자이언츠와 홈 경기에서도 그랬다.

한화는 4-3으로 앞선 9회 초 동점을 허용했고, 연장 11회 초와 12회 초에 연속 실점하며 패색이 짙었다.

그러나 한화는 11회 말 동점을 만들고, 12회 말 마지막 공격에서 오선진이 끝내기 투런 홈런을 터뜨리며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한화 선수들이 어떤 자세로 경기에 임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던 장면이었다.

한화는 지난달 14일 18연패 탈출 후 사과문을 통해 "팬 여러분께 보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것이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화는 그 약속을 지키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