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권 만료 앞두고 연장영업 첫 포기…호텔롯데·호텔신라 행보에 촉각

다음 달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 사업권 만료를 앞두고 에스엠면세점이 가장 먼저 연장 영업을 포기한 가운데 다른 면세업체들이 추가 철수에 나설지 이목이 쏠린다.
에스엠면세점은 6일 김태훈 대표이사 명의 입장문에서 "인천공항 입·출국객 수와 현 지원정책으로는 경영악화가 누적될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면서 "인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 면세점을 올해 8월 31일 철수한다"라고 밝혔다.

이는 1터미널 면세점 사업권 만료를 앞두고 연장 영업을 포기한 첫 사례다.

중소·중견기업 대상 면세점 사업권인 DF8 구역을 운영하는 에스엠면세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새 사업자 선정이 어려운 인천공항 측으로부터 계약 기간인 8월 31일 이후까지 연장 영업 요청을 받아오다 결국 철수를 결정했다.

인천공항 1·2터미널 출국장 면세점과 1터미널 입국장 면세점을 운영 중인 에스엠면세점은 지난 3월 입찰에서 1터미널 DF8, DF9구역에 입찰했다 포기한 바 있다.

에스엠면세점의 철수가 다른 면세업체의 철수 도미노로 이어질지도 주목된다.

인천공항 측은 지난 3월 입찰을 통해 8월로 사업권이 만료되는 1터미널 DF3·DF4(주류·담배), DF7(패션·기타) 구역의 새 사업자로 각각 호텔신라, 호텔롯데, 현대백화점면세점을 선정했다.

하지만 호텔신라와 호텔롯데는 코로나19에 따른 매출 타격으로 지난 4월 사업권을 포기했다.

이에 인천공항은 재입찰보다 기존 운영업체에 면세구역을 연장 영업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업체들은 임대료 대폭 삭감을 요구하며 협상을 진행 중이다.

현재 인천공항 측은 현재와 같은 고정임대료 방식을, 업체들은 매출에 연동해 임대료를 받는 방식을 고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호텔롯데와 호텔신라는 임대료 협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9월부터는 공항 매장을 철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DF1(화장품·향수)과 DF5(패션·피혁) 구역 사업권을 따낸 신세계면세점도 계약 기간이 한참 남아있지만 수백억원대의 임대료 부담으로 계약 중도 포기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면세업체 관계자는 "코로나19 회복 전망도 불투명한 상황에서 적자를 감수하면서까지 1터미널 매장을 운영해야 하는지 의문"이라면서 "철수 가능성은 반반이 아닐까 싶다"라고 밝혔다.

에스엠면세점이 철수를 결정하면서 같은 중견면세점인 엔타스듀티프리의 추후 행보도 관심이다.

에스엠면세점과 엔타스듀티프리는 정부가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의 면세점 임대료 감면 폭을 각각 75%, 50% 차등 적용하자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의견서를 국토교통부와 인천공항공사에 함께 제출한 바 있다.

하지만 업계는 모기업인 하나투어가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SM면세점보다는 엔타스듀티프리는 상황이 좀 낫다는 해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엔타스듀티프리는 에스엠 면세점보다는 자금 사정이 좀 나은 것으로 알려져 상황은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