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학계·시민단체·언론계 인사들, 온라인 회의서 비판
"일본 산업유산정보센터는 아베 역사관 선전 장소"
"산업유산정보센터(이하 정보센터)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역사관을 선전하는 장소가 돼 버렸다.

"
5일 일본의 학계와 시민단체, 언론계 인사 2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온라인 회의에서 고바야시 히사토모(小林久公) 강제동원진상규명 네트워크 사무국 차장은 정보센터의 문제점을 이렇게 지적했다.

지난달 15일 사전 예약제로 일반에 공개된 도쿄도(東京都) 신주쿠(新宿)구 소재 정보센터에는 일제 조선인 징용 현장인 하시마(端島·일명 '군함도')를 포함해 메이지(明治) 시대 산업시설 23곳이 전시돼 있다.

이날 오후 1시부터 2시간 동안 진행된 온라인 회의 참석자들은 이 정보센터가 메이지 산업시설의 전체적인 역사를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아베 정권의 역사관을 강변하는 장소로 전락했다는 취지로 비판했다.

2015년 23개 메이지 산업시설이 유네스코(UNESCO)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될 당시 전체 역사를 소개하고 조선인 징용 희생자를 기억하는 조치도 하겠다는 일본 정부의 약속이 이행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었다.

당시 노예노동이 없었고 조선인 차별도 없었다는 취지로 태평양 전쟁 당시 어린 시절을 군함도에서 보낸 재일교포 2세 스즈키 후미오(鈴木文雄) 씨가 증언하는 동영상을 전시한 데 대한 문제점도 제기됐다.

스즈키 씨 가족은 1943년 군함도를 떠나 하시마 탄광의 노동조건이 가장 열악했던 태평양 전쟁 후반기 1944~45년의 상황을 겪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이날 회의에선 군함도는 징용 노동자들 사이에서 '감옥 섬'으로 불렸으며, 이곳에서는 강제 동원된 노동자를 구타하는 등 가혹 행위가 이뤄졌다는 과거 일본 신문 보도와 조선인 징용 피해자의 증언 등이 소개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