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청주 교차로서 SUV와 충돌, 상대 운전자 다쳐
경찰 "상황의 긴급성 인정돼 정당행위 면책 가능성 높아"

청주에서 화재 출동 중 신호 위반 교통사고를 낸 소방관에 대한 처벌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화재현장 출동 중 '꽝'…신호 어긴 소방차 처벌받나(종합)
3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1일 오후 3시께 흥덕구 오송읍 교차로에서 화재 현장에 출동하던 소방차가 SUV와 충돌했다.

당시 소방차는 KTX 오송역에 불이 났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하던 중이었다.

이 소방차는 교차로에서 정지 신호를 지키지 않고 직진하다가 우측에서 좌회전하던 SUV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SUV 운전자 A(25)씨가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소방차에 타고 있던 소방관 2명은 다치지 않았다.

도로교통법상 구급차·소방차 등은 '긴급 자동차'로 분류돼 긴급상황 시 신호나 속도위반을 해도 되고, 갓길 통행 등을 할 수 있다.

하지만 교통사고가 발생해 상대방에게 상해를 입힌 경우에는 형사책임을 물어야 했다.

이 규정이 긴급상황 대처에 걸림돌이 된다는 여론이 형성되면서 2016년에는 긴급출동의 시급성과 불가피성을 참작해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는 조항이 새로 생겼다.

화재현장 출동 중 '꽝'…신호 어긴 소방차 처벌받나(종합)
이를 토대로 경찰은 지난 3월 긴급 차량의 무전 내용 등을 확인해 시급성이 인정되면 업무상 정당행위로 봐 처벌하지 않는 내부지침을 마련했다.

이번 사고를 조사 중인 흥덕경찰서는 소방차를 운전한 소방공무원 B씨 처벌 여부를 검토 중이다.

사고 당시는 KTX 오송역 화재로 인명피해 등이 발생할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던 만큼 사안의 긴급성은 인정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사고 초기 조사 내용과 정황으로 볼 때 B씨의 사고는 정당행위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충북경찰청은 지난해 2건의 소방차 사고를 정당행위로 인정해 운전자(소방공무원)를 처벌하지 않았다.

충북도소방본부에 따르면 119차량 출동 과정에서 발생한 교통사고(인명피해 미발생 사고 포함)는 2017년 39건, 이듬해 44건, 지난해 59건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화재현장 출동 중 '꽝'…신호 어긴 소방차 처벌받나(종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