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화상태로 4천만명 이상 여객처리 어렵다" vs "환경수용 한계 도달"

제주 제2공항 건설을 둘러싼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마련된 첫 토론회에서 공항 건설의 필요성에 대한 찬반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렸다.

제주 제2공항 갈등 해소 첫 토론…찬반 의견 '팽팽'
제주도와 제주도의회 제2공항 갈등 해소를 위한 특별위원회가 공동 주최하는 1차 토론회가 2일 제주 설문대여성문화센터 공연장에서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는 국토부와 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이하 비상도민회의)에서 각 2명의 토론자가 나왔고, 찬성·반대 의견을 가진 도민 30여명의 방청객들이 자리했다.

토론은 제주 관광 수요와 수용력, 환경, 주민 수용성 등을 고려한 공항 인프라 문제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국토부 측에서 토론자로 나온 김태병 공항항행정책관, 제주연구원 강진영 박사는 제주 제2공항의 필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이들은 "현 제주공항은 협소한 공항부지, 불리한 기상여건 등으로 인해 전 세계에서 가장 혼잡한 공항 가운데 하나다.

지속적인 시설 확충에도 불구하고 용량증대에 한계가 있다"며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러 4천만명 이상의 여객 처리는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제2공항 관련 모든 수요조사 결과에서 2055년에 최소 4천만명 이상이 예측되며, 가장 최근인 2019년에 나온 예측치 역시 4천108만명이다.

이는 인구감소와 성장률 둔화 등을 반영한 30년 장기적 관점에서 추정한 자료다.

제주 제2공항 갈등 해소 첫 토론…찬반 의견 '팽팽'
이들은 "제2공항은 환경을 최우선으로 생각해 주변 오름 절취 최소화, 동굴·조류 보전, 소음피해 최소화 등 친환경적 공항으로 추진할 계획"이라며 "현재까지 동굴들의 위치 규모 등을 고려할 때 공항 건설사업에 영향을 미치는 동굴은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비상도민회가 진행한 조사에서 발견한 '칠낭궤' 등 일종의 바위굴과 동굴 등은 가치가 미약하거나 부지 내부로 연장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작은 섬인 제주에 2개 공항이 필요한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지만 이미 스페인 테네리페, 그리스 크레타 등도 섬에 2개의 공항을 운영하고 있다"며 "기상악화 등으로 인한 빈번한 출발·도착 지연, 상습적 혼잡으로 인한 이용객 불편을 덜고 보다 안전하고 쾌적한 여행을 위해 필요하다"고 말했다.

비상도민회의에서 나온 제주환경운동연합 문상빈 대표, 박찬식 비상도민회의 공공상황실장은 항공 수요예측과 제주 환경수용력 등의 문제점을 짚으며 제2공항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들은 "인구 70만명의 섬에 복수의 국제공항 운용은 부적절하다.

세금 낭비, 제주시 상권 몰락, 강제이주민 발생, 항공기 소음 피해지역 확대, 난개발 가속화, 환경파괴 등 각종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제주 제2공항 갈등 해소 첫 토론…찬반 의견 '팽팽'
또 "항공 수요예측은 '불확실성'이라는 근본적 한계가 상존한다.

항공 산업은 환율·유가·전염병·국제정세 등 외부적 변수 요인에 취약하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항공·여행·관광의 트렌드 변화로 더욱 심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제주는 이미 환경수용력의 한계에 도달한 상태로 현재 수준에서 관리해야 하며, 관광객·인구 증가로 인한 부동산 가격 폭등, 높은 범죄율, 쓰레기 대란 등은 우리 세대만이 아닌 다음 세대가 모든 부담을 짊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제2공항 건설의 절차적 정당성과 투명성에 대한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이들은 "군 공항 이전 설치도 주민투표를 통해 결정하는 시대다.

도민에게 지속적으로 큰 불편과 피해를 주는 공항 시설을 주민 의사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강행해선 안 된다"며 "공항을 수용할 것인지 아닌지의 판단과 결정은 도민이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2공항 공개토론은 앞으로 3차례 더 이어진다.

오는 9일 기존 공항 활용 가능성을 주제로 2차 토론회, 16일 입지선정 타당성을 주제로 3차 토론회를 연다.

마지막으로 24일 종합 토론회에서는 1∼3차 토론회의 의제를 총괄적으로 다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