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준택 수협회장 "권역별 수거 통해 국비 확보하고 지자체 참여도 촉구" "바닷속에 폐어구가 이렇게 많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앞으로 바닷속 사정을 잘 아는 어업인과 협력해 해양 쓰레기를 체계적으로 수거해 나갈 생각입니다.
꽃게 금어기(6월 21∼7월 20일)를 맞아 2일 충남 보령시 대천해수욕장 앞바다에서 열린 '충청어업인 휴어기 침적 쓰레기 대청소' 행사에 참석한 임준택 수협중앙회 회장은 어선을 타고 해양 쓰레기를 직접 수거한 뒤 기자들과 만나 "해양쓰레기 문제가 매우 크다"며 이렇게 말했다.
수협중앙회는 보령시 대천서부수협(조합장 고영욱) 조합원 등 800여명과 함께 이날 대천해수욕장과 대천항 앞바다에서 어선 50여척을 동원해 해저에 가라앉은 쓰레기, 즉 침적 쓰레기를 수거했다.
이날 수거한 쓰레기는 전날 일부 어업인이 건져 올린 폐어구를 포함해 총 25t에 이른다.
대부분 꽃게잡이에 사용되는 통발과 그물로, 어업인이 조업 중 빠뜨린 것으로 보인다.
수협에 따르면 정부는 매년 국비 336억원을 투입해 해저 침전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지만, 어항이나 항만 등에 집중돼 있어 소규모 민간 조업구역은 제대로 제거되지 않고 있다.
특히 서해 연안 어장은 조업이 1년 내내 진행되는 데다 업종도 다양해 어업인의 자발적인 참여 없이는 조업구역에 쌓인 쓰레기를 제때 수거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다.
수협은 바닷속 사정에 밝은 어업인이 금어기에 쓰레기 수거에 참여하면 긍정적인 측면이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효과적인 수거가 가능할 뿐 아니라 생업에 지장을 받지 않으면서 환경보호 활동을 하는 등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수협은 앞으로 어업인의 직접 참여를 통한 침적 쓰레기 수거 사업을 전국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하지만 비용 문제가 걸림돌이다.
해양 폐기물 1t당 250만원이 소요되는 등 수거 비용이 만만치 않다.
수협이 올해 '희망의 바다 만들기 운동'을 통해 폐어구 수거 활동을 지원하고 있지만 확보한 사업비가 3억원 정도로, 전체 쓰레기를 수거하는 데 턱없이 부족한 액수다.
임준택 수협중앙회장은 "이번 침적 쓰레기 수거 활동은 금어기 쉬는 어선을 활용한 수거 사업의 유용성을 입증하고 모범사례를 만드는 중요한 시발점이 될 것"이라며 "권역별 해저 침적 쓰레기 수거 활동을 통해 국비를 확보하고 지방자치단체의 참여도 촉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