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용·이상학 기자 = 강원도 내 일부 의회가 후반기 원 구성을 놓고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국회 닮아가는 지방의회…강릉·춘천시의회 원구성 파행(종합)
강릉시의회는 이날 오후 2시 제11대 후반기 개회식을 열 예정이었으나 의장단조차 구성하지 못해 불발됐다.

시의회는 이날 오전 10시 하반기 의장단 구성을 두고 본격적으로 대치하기 시작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 전원은 의장석에 올라가 "후반기 원 구성에 앞서 의장과 위원장 1석 또는 부의장과 위원장 2석의 몫을 제안했으나 '한 석도 주지 말자'라는 이야기만 들려오고 있다"고 항의했다.

강릉시의회는 현재 민주당 8명, 미래통합당 1명(비례대표), 무소속 9명으로 구성돼 있다.

통합당 소속 시의원 9명은 통합당이 총선을 앞두고 강릉지역구에서 권성동 국회의원의 공천을 배제한 것에 항의해 동반 탈당했지만, 권 의원이 복당하면 바로 복당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민주당 의원들의 항의에 "개회부터 하자"고 받아쳤으나 민주당 시의원들은 통합당 성향의 시의원이 절반을 넘는 상황인 만큼 개회가 이뤄지면 일방적으로 원 구성을 할 것이라며 난색을 보였다.

양 측은 종일 물밑 접촉을 시도했지만, 이날 오후 3시 30분 현재까지 회의는 열리지 않고 있다.

국회 닮아가는 지방의회…강릉·춘천시의회 원구성 파행(종합)
춘천시의회도 후반기 원 구성을 놓고 파행이 빚어졌다.

시의회는 이날 원포인트 임시회를 열고 후반기 원 구성에 대한 투표를 시행했지만, 4선 의원인 황환주 의장만 선출하고 파행 속에 정회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의장, 부의장과 4석의 상임위원장 등 6개 의석 중에 미래통합당 의원에게 부의장 자리만 주겠다고 밝힌 것이 발단이 됐다.

이 때문에 통합당 의원들은 의장 선출을 앞두고 본회의장을 퇴장, 모두 21명의 의원 가운데 민주당 의원 13명만 투표에 참여해 만장일치로 황환주 의원을 뽑았다.

앞서 춘천시의회는 의장단·상임위원장단(6석)에 대한 후보 등록제를 실시해 각 1명씩 단독 신청했다.

하지만, 통합당 의원들은 민주당 의원들이 1석의 부의장 자리만 협의하자 반발해 왔다.

이런 가운데 통합당 이대주 의원이 부의장 후보에 나섰다가 이날 후보를 사퇴하기도 했다.

통합당 의원들은 성명을 내고 "후반기 원 구성이 '거수기 의회'에서 '깡패 의회'로 바뀌었다"며 "국회에서도 32년 만에 단독 원 구성을 하더니 이제는 기초의회까지 못된 짓을 답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13대 8의 의석 비율이 있음에도 1개만을 주겠다는 일방적인 통보는 협치, 견제, 감시의 역할을 해야 할 시의회 근간을 부숴버리고 승자승 독식이라는 나쁜 선례를 만들었다"며 "모든 책임은 의회민주주의를 짓밟은 민주당이 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춘천시의회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정회를 하면서 통합당 의원에게 이날 오후 6시까지 부의장 후보등록을 요청했다.

통합당 의원들은 2석을 요구하고 있다.

춘천시의회는 6일 임시회를 열고 후보 접수 상황에 따라 원 구성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