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년간 불법점거해도…경찰, 말로만 "해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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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시위 방관하는 경찰
차도 점령 컨테이너 단속 두고
구청과 서로 책임 떠넘겨
차도 점령 컨테이너 단속 두고
구청과 서로 책임 떠넘겨
시위를 벌이는 단체들이 서울 서초동 삼성생명 고객센터를 5개월째 불법점거하고 있지만 경찰은 ‘해산하라’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인근 차도를 점령한 컨테이너 단속을 놓고는 경찰과 구청이 서로 책임을 떠넘긴다.
‘보험사에 대응하는 암환우 모임(보암모)’ 회원들은 올해 1월부터 삼성생명 서초타워 2층 고객센터를 점거하고 있다. 이 건물과 삼성화재 본사 건물 사이 차도에는 보암모 등이 불법으로 설치한 차량 및 컨테이너 7개가 늘어서 있다.
현행법에 따르면 경찰은 적법하지 않은 집회 및 시위에 대해 3회 해산명령을 내린 뒤 불응하면 강제로 해산할 수 있다. 그러나 관할서인 서초경찰서는 5개월 동안 해산명령에 불응한 집회 참가자들에게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
고객센터를 점거한 보암모 회원들은 이불까지 가져다 놓고 숙식을 해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생명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율촌 관계자는 “회원들이 돌아가면서 번호표를 뽑아 고객센터에서 끝없이 상담을 받는 방식으로 업무를 방해했다”며 “임직원에게 욕설을 하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결국 삼성생명은 보암모 회원들의 점거 3개월 만인 지난 2월 다른 곳으로 이전했다. 율촌은 보암모 회원들의 시위로 인해 삼성생명이 최소 8억원의 손해를 본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에 도움을 요청한 곳은 삼성생명뿐만 아니다. 인근 아파트 주민들도 수차례 소음피해를 신고했다. 서초 우성5차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은 “매일같이 경찰에 소음피해를 신고했지만 되레 경찰로부터 ‘집회를 해산할 정도로 시끄럽지는 않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말했다. 인근 아파트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1년 넘게 매일 집 앞에서 장송곡이 들리면 정상적으로 살 수 있겠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서초경찰서는 모호한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서초경찰서 관계자는 “민원이 계속 들어온 것은 사실이지만 따로 조치를 했는지는 불확실하다”며 “불법 설치된 컨테이너는 서초구에서 단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초구 관계자는 “도로교통법 위반 단속은 경찰에 1차 책임이 있어 구청이 행정처분할 계획은 없다”고 반박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
‘보험사에 대응하는 암환우 모임(보암모)’ 회원들은 올해 1월부터 삼성생명 서초타워 2층 고객센터를 점거하고 있다. 이 건물과 삼성화재 본사 건물 사이 차도에는 보암모 등이 불법으로 설치한 차량 및 컨테이너 7개가 늘어서 있다.
현행법에 따르면 경찰은 적법하지 않은 집회 및 시위에 대해 3회 해산명령을 내린 뒤 불응하면 강제로 해산할 수 있다. 그러나 관할서인 서초경찰서는 5개월 동안 해산명령에 불응한 집회 참가자들에게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
고객센터를 점거한 보암모 회원들은 이불까지 가져다 놓고 숙식을 해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생명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율촌 관계자는 “회원들이 돌아가면서 번호표를 뽑아 고객센터에서 끝없이 상담을 받는 방식으로 업무를 방해했다”며 “임직원에게 욕설을 하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결국 삼성생명은 보암모 회원들의 점거 3개월 만인 지난 2월 다른 곳으로 이전했다. 율촌은 보암모 회원들의 시위로 인해 삼성생명이 최소 8억원의 손해를 본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에 도움을 요청한 곳은 삼성생명뿐만 아니다. 인근 아파트 주민들도 수차례 소음피해를 신고했다. 서초 우성5차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은 “매일같이 경찰에 소음피해를 신고했지만 되레 경찰로부터 ‘집회를 해산할 정도로 시끄럽지는 않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말했다. 인근 아파트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1년 넘게 매일 집 앞에서 장송곡이 들리면 정상적으로 살 수 있겠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서초경찰서는 모호한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서초경찰서 관계자는 “민원이 계속 들어온 것은 사실이지만 따로 조치를 했는지는 불확실하다”며 “불법 설치된 컨테이너는 서초구에서 단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초구 관계자는 “도로교통법 위반 단속은 경찰에 1차 책임이 있어 구청이 행정처분할 계획은 없다”고 반박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