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국립 5·18민주묘지 관리소에 따르면 재헌 씨는 이날 오전 11시 30분께 광주 북구 운정동 5·18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했다.
재헌씨가 5·18민주묘지를 찾은 건 지난해 8월에 이어 두 번째다.
재헌 씨는 묘지 들머리인 민주의 문에서 '5·18 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을 기리며 대한민국 민주화의 씨앗이 된 고귀한 희생에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며 방명록을 작성했다.
이후 참배단으로 이동한 재헌 씨는 '13대 대통령 노태우 5·18 민주 영령을 추모합니다'는 글귀가 적힌 조화를 헌화했다.
그는 참배를 마치고 인근 망월묘역(민족민주 열사 묘역)에 안치된 이한열 열사의 묘도 참배했다.
이 열사의 묘에는 어머니 김옥숙 여사의 이름이 적힌 조화를 헌화했다.
김 여사는 1988년 2월 25일 노 전 대통령 취임 직후 이곳을 찾아 이 열사를 참배한 바 있다.
이후 재헌씨는 5·18 시민군이 최후항쟁을 하다 숨진 옛 전남도청 일대를 돌아본 뒤 양림동 오월어머니집을 방문해 다시 한번 사과의 말을 전했다.
예고 없는 방문으로 김형미 오월어머니집 사무총장이 재헌씨를 맞았다.
김 사무총장은 재헌씨와 차담을 하며 "무엇보다도 책임자 처벌과 진상규명이 광주시민들의 바람"이라며 "노 전 대통령께서도 돌아가시기 전에 직접 방문해 진정한 사과를 하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에 재헌씨는 "아버님이 병상에 계신지 오래되셔서 물리적 역할을 얼마나 할 수 있을진 모르겠다"며 "하지만 지난 40년 동안 민주화과정에서 5·18이 어떻게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었는지 남겨야 한다는 부분에 대해선 분명한 의지를 가지고 계신다"고 말했다.
이어 "진실은 없어지는 것이 아닌 만큼 말씀하신 진상규명 등은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제가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역할을 하겠다"며 오월어머니들의 다양한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싶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재헌 씨는 지난해 8월 처음으로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아 아버지를 대신해 사죄했다.
이후 같은 해 12월 오월어머니집에 들러 정현애 이사장 등 피해 당사자를 만나 다시 한번 사죄의 뜻을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