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 매입 언급은 기대 못미친단 평가도…시장금리는 하락세
증권가 "5월 금통위 비둘기적…추가인하는 쉽지 않을듯"
(서울=연합뉴스 ) 이지헌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하를 두고 증권가에서는 '비둘기파적'(통화완화 선호)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임 금통위원들의 데뷔전이라는 부담이 있었으나 정부와의 정책 공조 차원에서 선제적인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며 "특히 이주열 한은 총재가 기자회견에서 국채 매입 확대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상당히 비둘기파적이었다"고 판단했다.
김상훈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기존 '완화 정도의 조절 여부 판단' 문구를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수정한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이는 당분간 저금리 기조를 유지해나갈 것이란 한은의 약속"이라고 말했다.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은 미국이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펴지 않는 이상 낮아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대체로 판단했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금리인하로 한미 간 기준금리 격차가 0.25%포인트로 축소돼 기준금리가 실효하한에 근접했다"며 "마이너스 금리 도입에 부정적인 미 연방준비제도의 입장을 고려하면 한은의 기본 경제전망 시나리오에선 추가 금리인하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훈 연구원은 "추가 인하 기대가 확산하려면 홍콩 관련 미·중 갈등 격화 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차 유행에 따른 미국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기준금리 추가 인하는 연내는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다만, 시계를 내년으로 넓히면 추가 인하 가능성은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한은의 국고채 매입 방침과 관련해선 이 총재 발언이 다소 소극적으로 비쳤다는 평가가 나왔다.
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 총재가 국고채 매입 확대 기조를 밝혔으나 장기금리 변동성이 커져야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란 입장을 견지했다"며 "3차 추가경정예산 예상 규모가 커지고 있는 만큼 국채 수급 안정을 위한 준비가 돼 있다는 좀 더 강력한 어조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한은의 금리 인하로 이날 채권금리는 하락세를 나타냈다. 서울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오전 11시 30분 현재 전일보다 0.08%포인트 내린 연 0.783%, 10년물 금리는 0.096%포인트 내린 연 1.244%에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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