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비대위 저지 소문에 주호영 직접 전화돌려

미래통합당이 27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출범과 미래한국당 흡수 합당을 동시에 마무리 짓는 데까지 걸린 시간은 정확히 1시간이었다.

이날 오후 3시 30분부터 연달아 개최된 상임전국위원회와 전국위원회에 상정된 비상대책위원회 임기 연장을 위한 당헌 개정안과 비대위원 구성안, 미래한국당과 합당안 등은 모두 만장일치 박수를 통해 의결됐다.

반대 의견은 나오지 않았다.

비대위 안건이 처리된 상임전국위의 경우 주호영 원내대표의 인사말 후 10분도 지나지 않아 의결 절차가 완료됐다.

전국위의 합당안 의결은 더 빨랐다.

개회부터 의결까지 5분도 걸리지 않았다.

전국위는 오후 4시 30분께 폐회했다.

통합당에 따르면 이날 상임전국위는 전체 41명 중 23명, 전국위는 전체 637명 중 375명이 각각 참석해 일찌감치 의결정족수를 채웠다.

별도로 찬반 토론을 신청한 사람도 없어 의결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토론신청도 없었다…김종인호 1시간만에 일사천리 추인
이는 총선 참패 이후 김종인 비대위 체제로 전환을 처음 시도했던 지난달 28일 상임전국위·전국위 때와는 사뭇 다른 전개다.

당시 전국위에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내정자를 추인하고도 상임전국위 정족수 미달로 '8월 31일 전당대회' 당헌 부칙을 삭제하지 못했고, 김 내정자가 취임을 거부하면서 통합당의 지도체제 공백은 한 달 가까이 이어졌다.

이날 오후 쾌속 처리가 있기까지는 치밀한 사전 준비작업이 있었다고 복수의 당 관계자들은 전했다.

사무처 당직자들이 참석자 대상 '맨 투 맨' 확인 전화를 돌린 것은 물론이고, 일부 중진들의 경우 주호영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직접 연락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까지도 당내 일부 '자강파'가 다시 한번 상임전국위를 무산시키고자 조직을 동원하고 있다는 소문에 지도부가 신경을 곤두세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상임전국위 안건에 비대위원 구성안이 막판 추가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애초 전날 배포된 상임전국위 계획안에는 '당헌 개정안'이 유일한 안건이었다.

김종인 비대위를 둘러싼 당내 이견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비대위원 인선을 위해 또다시 상임전국위를 소집하는 게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계획 보다 서둘러 인선을 진행했다는 후문이다.

토론신청도 없었다…김종인호 1시간만에 일사천리 추인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