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가스 공급 장치 조작' 책임 놓고 고발·반박 맞대응
경남 타일 제조업체-도시가스 공급업체 간 '갑질' 공방
경남에서 타일 제조업분야 대표업체로 알려진 삼영산업주식회사(이하 삼영산업)와 도시가스 공급 향토기업인 경남에너지가 '갑질' 공방을 벌여 논란이 일고 있다.

두 업체 간 공방의 불씨는 계량기가 측정한 도시가스 부피에 온도, 압력, 압축비를 보정해 표준상태 부피로 자동 환산하는 장치인 '온압보정기' 때문에 불거졌다.

삼영산업은 26일 '경남에너지 갑질을 고발합니다'라는 자료를 내고 "경남에너지는 경남에 도시가스를 공급하는 독점 지위권을 이용해 김해시에 있는 삼영산업에 도시가스 요금을 더 부과하려고 갑질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2003년부터 18년간 900억원 이상 (가스사용료) 매출을 올린 거래업체에 부당한 대우와 생트집을 잡았다"며 "이는 상도의에 어긋나고 독점적 도시가스 공급업체로 고객에게 횡포를 부린다"고 하소연했다.

삼영산업은 2017년 기존 온압보정기 교체 시기에 즈음해 경남에너지가 동의 없이 원격검침보정기를 설치해 회사 기밀인 공장 가동 데이터를 무단으로 취득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일반 보정기로 교체한 이후에도 온압보정기에 저장된 데이터를 요구했고, 이를 거부하자 자료 반출 거부로 가스 공급 중단 및 업무방해죄로 고소한다고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경남에너지는 삼영산업이 지난 5월 온압보정기를 조작해 도시가스 요금을 갈취해 부당이익을 챙겼다며 김종환 대표이사를 업무방해죄로 경찰에 고소했다.

삼영산업은 "지금까지 경남에너지가 발송한 요금고지서에 따라 가스요금을 성실히 냈고 안전점검 검침 등에도 협조해 왔다"며 "그런데도 경남에너지가 아무런 근거와 증거없이 삼영산업이 온압보정기를 조작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삼영산업에 대한 명예훼손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온압보정기는 경남에너지 주도로 설치됐고 초기 세팅과 봉인, 유지 관리, 정기 점검을 모두 경남에너지가 해 왔다"며 "경남에너지가 7차례 점검을 했음에도 오작동 등의 문제를 발견하지 못했고 현재까지 봉인상태도 양호한데도 경남에너지는 자신의 잘못으로 발생한 문제를 삼영산업에 전가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경남에너지 측은 "삼영산업은 2002년부터 23년간 도시가스를 이용한 소중한 고객이다"며 "공공재인 도시가스를 공급하는 경남에너지가 고객에게 갑질을 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2017년 11월 설치한 온압정보기를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고 삼영산업에서 매달 팩스로 통보한 월별 가스사용량을 믿고 요금을 고지하고 있다"며 "2018년 5월 정기 안전점검 중 온압정보기 이상을 확인해 삼영산업 담당자에게 통보해 조치하도록 했으나 제대로 조치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후 1년 이상 수차례에 걸쳐 조치를 요구했으나 삼영산업은 조치를 하지 않아 공문 또는 구두로 명확하고 분명한 (온압정보기) 오작동으로 요금이 정상적으로 고지되지 않고 있음을 여러차례 설명했다"고 밝혔다.

경남에너지는 "이러한 방법도 효과가 없어 경찰이나 경남도청 공무원 등 공인기관의 입회 아래 온압보정기 내부 자료 확인을 요청했으나 거부됐다"며 "결국 법원과 경찰에 소송과 고소를 제기했다"고 해명했다.

경남에너지 관계자는 "경남에너지의 소중한 고객과 이러한 내용으로 서로 큰 상처가 없길 바란다"고 말해 두 회사 간 갑질 공방이 어떻게 매듭지어질지 주목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