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도 안전 우려로 실험서 배제했지만…"직접 치료했다" 일축
브라질 보건부도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사용 권고지침 유지할 것"
마크롱도 찾은 의사 "'트럼프 복용' 말라리아약 코로나에 효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처에 대해 자문한 적 있는 프랑스의 유명 의사가 말라리아약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클로로퀸이 코로나19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복용한다고 밝혀 조명을 받았다.

AFP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미생물학자인 디디에 라울은 25일(현지시간) 자신이 근무하는 마르세유의 병원 홈페이지에 "'빅데이터'를 활용한 지저분한 연구가 어떻게 우리의 견해를 바꿀 수 있겠느냐"며 "빅데이터는 망상이자 공상일 뿐"이라고 말했다.

라울은 "4천명이 우리 병원을 찾았는데, 빅데이터를 하는 사람들 때문에 내가 바뀔 거라곤 생각하지 말라"며 "아무것도 내가 직접 본 것을 바꿀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영국 의학전문지 랜싯(Lancet)은 지난 22일 671개 병원 9만6천여명의 코로나19 입원 환자 데이터를 검증한 결과 두 약을 복용한 환자 모두에게서 사망, 부정맥 위험도가 커졌다고 발표했다.

이 연구 결과에 따라 세계보건기구(WHO)도 이날 코로나19 치료제 실험에서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연구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라울은 마크롱 대통령이 지난달 코로나19 대응책을 자문하러 그의 병원을 방문했을 때도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코로나19 치료에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프랑스 대통령실인 엘리제궁은 당시 대통령이 라울을 방문한 게 그의 견해를 인정했다는 뜻은 아니라고 일축했다.

마크롱도 찾은 의사 "'트럼프 복용' 말라리아약 코로나에 효과"
한편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두 번째로 많은 브라질 역시 코로나19 환자에게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사용을 확대하도록 권고하는 기존 지침을 바꾸지 않겠다고 밝혔다.

보건부 당국자인 마이라 피녜이루는 이날 기자 회견에서 "지침에 변화는 없을 것"이라며 "랜싯 연구는 임상 시험이 아니라 여러 나라에서 수집한 데이터 집합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앞서 브라질 보건부는 지난 20일 코로나19 환자에게 증상 발현 시점부터 클로로퀸과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처방할 것을 권고하는 지침을 발표했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그간 클로로퀸과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코로나19 치료에 사용해야 한다고 적극적으로 주장해왔다.

최근 한 달 새 2명의 보건장관이 그와 코로나19 대응 방식을 두고 견해차를 보이다가 사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