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간 이용만 당해" 눈물로 폭로…윤미향 안 나타나
일부 유튜버, 할머니 지지자와 말다툼하며 생중계
이용수 할머니 기자회견장, 취재진·유튜버로 인산인해
"할머니 힘내세요.

할머니 못 지켜드려 죄송합니다.

"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의 기자회견이 열린 25일 오후 대구 인터불고호텔은 언론사 취재진과 유튜버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 할머니는 앞서 1차 기자회견에서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회계 투명성 문제를 폭로한 뒤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당선인(전 정의연 이사장)이 불시에 방문하자 이날 2차 기자회견을 하기로 했다.

애초 기자회견 예정 시각인 오후 2시가 되자 취재진은 침묵을 지키며 이 할머니를 기다렸다.

몇몇 유튜버들이 삼각대에 휴대전화를 올려놓고 생중계하며 상황을 읊는 소리가 장내에 울려 퍼졌다.

이용수 할머니 기자회견장, 취재진·유튜버로 인산인해
2시 40분께 이 할머니가 휠체어에 몸을 의지한 채 등장했다.

할머니를 향해 사방에서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고, 취재진 목소리가 높아졌다.

그는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지인들에게 의지해 연단에 올라섰다.

이어지는 취재진 플래시에 이 할머니는 고개를 숙이더니 이내 녹색 손수건에 눈물을 훔쳤다.

장내는 일순간 숙연해졌다.

이용수 할머니 기자회견장, 취재진·유튜버로 인산인해
할머니는 준비한 회견문을 오른손에 쥐고 30년 동안 윤 당선인과 정의연에 맺힌 억울함을 토해냈다.

먼저 위안부 피해 사실을 증언하며 입을 열었다.

그는 "1992년 윤미향을 따라 농구선수들에게 가서 모금하는데 부끄러웠다"며 "돈을 거둔 걸 받아 나오며 배고픈데 맛있는 걸 먹자고 하니 (윤미향이) 돈이 없다고 말했다"고 밝히자 여기저기서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기자회견은 1시간 동안 할머니의 눈물과 함께 진행됐다.

이 할머니는 회견 내내 "지난 30년간 이용만 당했다"며 윤 당선인과 정의연을 향한 비판을 이어갔다.

이용수 할머니 기자회견장, 취재진·유튜버로 인산인해
5개 매체의 질의에 응답한 이 할머니는 "기억이 안 나는 건 아닌데 제가 나이가 많아서 바로 말로 나오지 않는다"며 "내가 엄청나게 이용당했다"고 했다.

이 할머니가 호텔을 나설 때 일부 유튜버와 할머니 지지자 간 말다툼이 벌어졌다.

이들은 격앙된 상태로 서로 비난하는 모습을 생중계하기도 했다.

이 할머니는 지난 19일 윤 당선인이 숙소에 찾아왔을 때 "25일에 기자회견을 할 테니 (윤 당선인도) 오라고 말했다"고 했지만, 윤 당선인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용수 할머니 기자회견장, 취재진·유튜버로 인산인해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