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한 봉쇄를 점차 완화하는 가운데 90%에 가까운 국민은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한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25일 일간 필리핀스타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현지 여론조사업체 SWS가 지난 4∼10일 15세 이상 국민 4천10명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문조사에서 전체의 87%는 자신이나 가족이 코로나19에 감염될지 몰라 조마조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응답자의 73%는 코로나19 감염을 매우 우려한다고 답했다.

지역별로는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빈도가 높은 수도권인 메트로 마닐라에서는 93%가 감염 우려를 나타냈고, 필리핀 중부 비사야 제도에서도 91%가 감염 우려를 보였다.

이는 하루 신규 확진자가 100∼200명대를 꾸준히 기록하고 있지만, 당국이 경제 회생을 위해 봉쇄를 점차 완화하고 있는데 따른 불안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필리핀에서는 24일에도 258명이 코로나19에 새로 감염돼 누적 확진자가 1만4천35명으로 증가했다.

신규 확진자의 75%인 195명은 메트로 마닐라에서 나왔다.

이런 가운데 당국은 세부시와 만다우에시에 대해서는 이달 말까지 강화된 사회적 격리 조치(봉쇄령)를 유지하기로 했고, 메트로 마닐라 등 8곳은 지난 16일부터 봉쇄령을 일부 완화했다.

또 코로나19 범정부 태스크포스는 이번 주 코로나19 발생 추이를 지켜보고 오는 6월 1일부터 메트로 마닐라에 대한 방역 수위를 일반 사회적 격리(GCQ)로 낮출지 결정할 예정이라고 델핀 로렌자나 국방부 장관이 24일 전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이 발생하는 소규모 행정구역에만 봉쇄령을 유지하고 나머지 대다수 지역의 규제를 풀지 논의하겠다는 것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