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전 6이닝 1실점 비자책…"6회 최정 타구는 홈런인 줄 알았는데" 양현종(32·KIA 타이거즈)은 2-1로 근소하게 앞선 6회 말 1사 2루에서 최정(33·SK 와이번스)이 배트를 휘두르자, 고개를 푹 숙였다.
그는 "홈런인 줄 알았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양현종의 공에는 힘이 있었고, 타구는 외야 담을 넘기지 않았다.
그리고 중견수 최원준이 빠르게 몸을 움직여 공을 잡아냈다.
양현종은 환하게 웃으며 최원준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다시 마운드에 선 양현종은 제이미 로맥을 삼진으로 막고 6회 말을 끝냈다.
KIA는 22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의 방문 경기에서 2-1로 승리했고, 양현종은 시즌 3승(1패)째를 챙겼다.
양현종은 이날 6이닝 4피안타 1실점(비자책)으로 호투했다.
경기 뒤 만난 양현종은 "오늘은 정말 운이 많이 따랐다.
몸 상태가 좋지 않았는데, 잘 맞은 공이 야수 정면으로 가거나, 6회 최원준의 수비처럼 야수들의 도움도 많이 받았다"며 "특히 6회 최정 선배의 타구는 정말 위험했다.
최정 선배가 좋아하는 위치에 공이 들어갔는데, 홈런이 되지 않았고, 최원준이 잘 잡았다"고 위기의 순간을 떠올렸다.
그는 "운이 좋았다"고 거듭 몸을 낮췄다.
하지만, 1회 수비 실책 탓에 실점하고도 6회까지 추가 실점 없이 마운드를 지킨 양현종은 모두가 인정하는 이날 승리의 일등 공신이었다.
KIA는 최근 4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양현종은 "어제 임기영이 호투(8이닝 5피안타 1실점)하는 등 우리 선발진이 선의의 경쟁을 한다.
나도 솔직히 부담을 느끼면서 등판했다"고 웃으며 "하지만 연승은 언제든 끊길 수 있다.
오히려 부담을 가지고 마운드에 오르면 경기가 잘 안 풀린다.
내일(23일) 선발 에런 브룩스는 부담을 느끼지 않고 경기를 치렀으면 한다"고 동료를 응원했다.
양현종은 모두가 인정하는 'KBO리그 토종 최고 좌완'이다.
최근 신세대 에이스로 떠오른 구창모(NC 다이노스)도 양현종의 투구를 보며 자랐다.
양현종은 "(9살 어린) 창모의 투구를 보며 힘을 앞세운 투구에 놀라고 있다.
'나도 저 시절에는 저렇게 싱싱하게 던졌던 것 같다"고 웃었다.
구창모는 몸 상태가 좋지 않을 때도 6이닝을 비자책으로 막을 수 있는 양현종의 노련함을 배우고 싶어한다.
22일 양현종의 투구는 젊은 좌완 투수들에게 또 하나의 교훈을 안겼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