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경제TV는 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공급망이 무너지면서 그 대안으로 각국에서 추진중인 기업의 본국회귀, 이른바 리쇼어링에 대한 문제점을 기획시리즈로 연속 보도하고 있습니다.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꼽히는 미국도 그 부작용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2013년 만들어진 기업U턴법은 과연 어떨까요?

국내에 복귀하려는 기업들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사업하는 기업들에게도 도움이 될까요?

조현석 기자입니다.

<기자>

전북 익산의 한 산업단지. 300평 규모 새 임대공장 두 동이 텅 비어있습니다.

중국에 진출했다가 국내 복귀를 결정한 2개 중소기업이 쓰기로 한 임대공장입니다.

지난달 완공했는데, 코로나19 사태로 입주가 무기한 연기된 겁니다.

<녹취> 익산시청 관계자

" 미국에서 코로나 때문에 백화점이 문을 닫고 브랜드가 파산되는 상황이어서 그것 때문에 주문이 취소되고, 납품한 대금도 환수가 안되고 하니까..."

정부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자며 이처럼 얼어붙은 해외진출 기업의 국내복귀 강화를 선언했지만, 앞으로 유턴기업이 늘어날지는 미지수란 지적이 많습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국내 복귀 수요가 다소 늘긴 했지만, 기업들 입장에서 보면 낮은 해외 인건비와 거대시장을 포기하고 국내로 돌아와서 얻는 실익이 아직 크지 않다는 겁니다.

또 국내복귀를 지원하는 이른바 유턴법 마저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유턴기업에게 법인세를 최대 7년 감면해 주지만, 기업들이 복귀할때 가장 선호하는 지역인 수도권 과밀억제권역에선 이런 혜택을 받을 수 없는게 대표적입니다.

여기에 노동유연성이 떨어지는 노동시장과 각종 규제 장벽도 걸림돌입니다.

이렇다 보니 유턴기업 실적은 저조합니다.

정부가 2013년 12월 유턴법을 시행한 이후 지금까지 국내로 유치한 기업은 총 68개, 한해 평균 10개 남짓에 불과합니다.

<인터뷰> 이만우 고려대 경영대 교수

"노동규제가 나갈때와 상태가 똑같은데 기업들이 어떻게 들어오느냐, 이것이 기업들의 일반적인 하소연입니다. 그래서 실적이 안좋은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 한 중소기업

최근 코로나19로 글로벌 공급망이 붕괴되면서 그동안 해외에서 조달해오던 원재료가 다음달이면 바닥날 위기에 처했습니다.

해외변수 차단의 중요성을 실감한 이 기업은 비용부담을 감수하더라도 원재료의 국내 조달 비중을 높이기로 했습니다.

<인터뷰> 중소기업 관계자

"보통 원단을 소싱할때 해외소싱 싸게 해오고 하는데, (코로나19로) 원단을 수급을 못하니까 국내 원단 제직하는 업체들한테 이런거 수급할 수 있느냐, 샘플을 주면서 언제 줄수 있는지 확인작업을...."

코로나19 이후 본격화된 기업들의 이같은 구매전략 변화는 국내 일감을 늘리고 고용을 창출하며 `유턴기업 효과`를 불러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경우 해외와 달리 국내에선 유턴기업 지원 혜택을 받을 수 없습니다.

지원조건이 까다롭기 때문입니다.

유턴기업 선정요건은 크게 4가지. 특히 해외사업장을 2년 이상 운영한 기업만, 해외 사업장도 최소한 생산량을 25% 축소해야만 지원대상으로 삼습니다.

반드시 국내에 사업장을 신설하거나 증설해야 한다는 단서도 달았습니다.

코로나 이후 달라진 경영환경을 반영할 수 있도록 유턴법을 고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코로나19로 해외 진출 대신 국내로 투자를 돌리는 기업사례도 부쩍 늘었지만, 이들 기업에 대한 지원혜택이 없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해외 진출 경력이 없다는 이유로 오히려 역차별을 당한다는 불만이 나옵니다.

<녹취> 섬유업계 관계자

"200억원 가까이를 해외에 투자하지 않고, 국내에 투자를 했습니다. 그런데 뭘해줬어요, 국가에서 R&D자금을 연계해서 새로운 사업판로를 개척해준다던지 마중물 사업들을 줘야 되는데, 그런것에 대한 정책적인게 없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한민국이 세계 산업지도를 바꾸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힌 정부가 꺼내든 유턴기업 전략 성공을 위해선 시대에 뒤처진 유턴지원법 손질과 함께 규제완화가 먼저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조현석입니다.

조현석기자 hscho@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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