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의견수렴후 당선인 연찬회 추인 수순밟기…일부 중진 반발 가능성도

미래통합당이 한 달째 묶인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를 다시 띄우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비대위 출범의 관건인 임기 문제를 놓고 주호영 원내대표와 김종인 비대위원장 내정자 사이에 '내년 재·보궐선거까지'를 놓고 막판 의견 조율이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실제 주 원내대표는 20일 3선 이상의 중진 의원과 차담 모임에서 김 비대위원장 내정자기 이끄는 비대위 임기를 '3월 말까지'로 제시했다고 복수의 참석자들이 전했다.

만약 이 안대로 김 내정자에게 '3월 말 임기'가 보장한다면 내년 4월 재보선의 공천권도 김 내정자가 사실상 행사하는 것이 된다.

이는 부산시장 보궐선거 등이 예정된 내년 4월 재보선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어야 당을 확실하게 장악할 수 있다는 김 내정자 측 입장과 일치하는 것이란 평가가 당에서 나온다.

김 내정자에 대한 당내 반대 여론을 무마하면서 김 내정자의 비대위원장직 수락을 끌어낼 수 있는 '카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통합당은 연찬회 마지막 날인 22일 비대위 문제를 안건으로 올려 결론을 내릴 계획이다.

통합당 '김종인 비대위'로 갈듯…주호영 '3월말까지 임기' 언급(종합)
주 원내대표는 이를 앞두고 의원들을 연쇄 접촉하면서 비대위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그는 중진 의원과의 차담에 앞서 재선 의원과 조찬회동했다.

또 21대 당선인의 47.6%를 차지하는 초선 의원들과도 여의도 인근 식당에서 만찬을 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김 내정자와도 소통하고 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김 내정자와 아무런 연락을 안 할 리가 있겠나.

연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그는 부친상 이후 당무에 복귀하면서 김 내정자의 구기동 자택도 직접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주 원내대표의 제안이 실현되면서 김종인 비대위가 성사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 많다.

당내에선 '김종인 비대위'를 띄우자는 의견이 우세하지만, 각론에선 임기를 못 박지 말고 일단 띄우자는 의견부터, 비대위 체제의 효과가 이미 반감됐다는 회의론까지 스펙트럼이 넓기 때문이다.

재선 그룹은 김종인 비대위 쪽으로 많이 기운 상태다.

조해진 당선인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임기는 크게 의미가 없다.

김종인 비대위에 대한 평가는 출범 후 두 달이 지나면 자연스레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각에서 '연말 임기론'도 나온다.

한 4선 당선인은 "이미 김종인 카드의 효과가 떨어졌다고 보지만, 굳이 반대할 생각은 없다"면서도 "임기는 연말을 넘겨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김 내정자를 거칠게 비난해 온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통화에서 "김종인 비대위 출범이 무슨 의미가 있겠나"라고 되물었다.

나아가 3선 이상 중진의원들 사이에선 김종인 비대위에 대한 반대 여론이 높아 연찬회 당일 찬반 격론이 또다시 분출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있다.

김 내정자에게 4월 재보선의 공천권까지 넘겨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현재 당헌 부칙에 규정된 '8월 말 전당대회'를 김 내정자가 수용하지 않을 경우, 주 원내대표가 '총대'를 매고 연말까지 혁신위원회를 운영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다만 당에서는 '김종인 비대위'가 대세라는 판단이 더 많다.

주 원내대표와 차담 모임에 참석한 한 의원은 "중진들 사이에선 반대 의견이 압도적으로 높지만, 연찬회에서 표결에 부친다면 주 원내대표의 뜻대로 갈 가능성이 높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중진 의원도 "지도체제에 대한 의견을 모으지는 못했지만 우리 입장에선 연찬회에서도 결론을 못 내리는 게 최악의 선택"이라며 "어떤 식으로든 결정이 되면 이견이 있더라도 따르자는 데 중지를 모았다"고 말했다.

통합당 '김종인 비대위'로 갈듯…주호영 '3월말까지 임기' 언급(종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