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상발현 72시간 내 입원 목표" 서울시·보라매병원 영문논문
나백주 서울시 시민건강국장 제1저자, 이진용 교수 교신저자
K-방역 성공요인은 '대규모 검사'보다 '신속 조치'…저널 게재
"72시간, 코로나19 첫 증상 발현부터 입원까지 목표 시간"(Seventy Two Hours, Targeting Time from First COVID-19 Symptom Onset to Hospitalization)
코로나19 대응을 맡아 온 서울시와 서울대 의대 보라매병원 관계자들이 대한의학회가 발간하는 영문 저널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JKMS)에 게재한 논문의 제목이다.

이 논문은 서울시와 우리나라의 코로나19 대응이 성공하고 있는 이유가 '대규모 검사'보다 오히려 '신속한 조치'에 있다고 분석했다.

20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시 방역관인 나백주 시민건강국장이 제1저자, 서울대병원이 운영하는 서울시 보라매병원의 공공의학과장인 이진용 교수가 교신저자를 맡은 논문이 18일 온라인(https://pc.jkms.org/DOIx.php?id=10.3346/jkms.2020.35.e192)으로 게재됐다.

이 논문은 1월 24일부터 4월 27일까지 서울시에서 코로나19 확진자 629명이 발생하고 11만1천987건의 검사가 이뤄지는 동안 시의 코로나19 대응을 분석했다.

논문 저자들은 서울의 전체 인구 대비 코로나19 사망자 수 등 지표가 세계의 주요 대도시들에 비해 크게 양호한 이유로 '첫 증상 발현부터 입원까지 걸리는 시간'(TFSH)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한 데 있다고 진단했다.

여기에는 서울시가 확진자 130명을 넘은 시점부터 코로나19 신속대응단을 만들어 대응한 점이 주효했다.

신속대응단 설치 전까지는 TFSH가 평균 5.37일(128.9시간)이었으나, 설치 후에는 3.45일(82.8시간)로 크게 줄었다.

4월 12일 기준으로 서울 발생 확진자의 TFSH 평균치는 3.93일(94.3시간)이었다.

서울시의 목표는 이를 3.0일(72시간)로 더 낮추고 이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다.

서울의 코로나19 기본 재생산지수(Basic Reproductive Number, R0: 환자 한 명이 다른 사람을 몇 명이나 감염시키는지 가리키는 수치)는 신속대응단 설치 전에는 2.0 정도였으나, 최근에는 0.2 미만으로 감소했다.

K-방역 성공요인은 '대규모 검사'보다 '신속 조치'…저널 게재
논문 저자들은 코로나19 환자가 스스로 증상을 알아차리고 검사를 받은 후 검사 결과가 통보돼 입원할 때까지 과정을 4단계로 나눠 분석했다.

서울 발생 환자가 확진된 후 입원까지 걸리는 평균 시간이 현재는 4.3시간에 불과하다.

서울시는 이를 위해 병원들의 협조를 얻어 996개의 음압병상을 확보했다.

논문 작성 시점 기준으로 서울시의 코로나19 치명률은 0.32%로, 뉴욕의 7.6%나 도쿄의 2.7%보다 훨씬 낮는 등 세계 주요 대도시 중에서 가장 낮았다.

교신저자인 이진용 교수는 "그 이유로 '대규모 검사'를 꼽는 경우가 많았으나, 실제로는 빠르게 검사를 받도록 하고 검사 결과를 빨리 받아 입원까지 완료시키는 방식으로 '증상 발현부터 입원치료에 이르는 시간'을 단축한 것이 더 큰 요인인 것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제1저자인 나백주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자발적으로 검사와 역학조사에 적극적으로 응해 주신 시민 여러분들 덕택에 서울시가 현장 중심으로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어 이런 성과가 있었다"고 시민들에게 공을 돌렸다.

그는 "앞으로 다가올지 모르는 또 다른 감염병 유행에 대비하는 중앙정부의 역량강화도 중요하지만, 지방정부 차원에서도 감염병연구센터와 역학조사실 신설 등 체계적 역량강화를 통해 보다 선제적인 대응이 가능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