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전 도시 조성 때 매설한 노후 온수관에 구멍 생겨
부산 해운대 신시가지 도로 밑 온수관서 닷새째 수증기
부산 해운대 신시가지 도로 아래 매설된 한 온수관(열수송배관)에서 수증기가 외부로 다량 배출되는 일이 닷새째 이어지며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18일 부산환경공단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후부터 해운대구 좌동 양운초등학교 사거리 도로 아래 매설된 온수관에서 수증기가 나오는 것이 목격됐다.

열화상 장비를 이용해 매일 배관을 점검하는 부산환경공단 직원이 발견, 주변에 안전조치를 하고 원인 파악과 보수 공사에 들어갔다.

공단은 자체 조사 결과 온수관에 핀홀 형태 구멍이 생겨 온수가 외부로 새어 나오며 온도 차이로 인해 수증기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했다.

1996년에 매설된 지름 450㎜ 크기 배관이 노후화로 문제가 생긴 것으로 추정했다.

공단은 주변 5천세대 난방과 온수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보조 배관을 먼저 설치한 뒤 노후관을 교체할 예정이다.

당초 오는 24일까지 교체하려고 했지만, 비가 내리는 등 날씨가 좋지 않아 이번 주 내로 교체를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주민들은 며칠째 수증기가 계속 발생하자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한다.

2018년 12월 경기 고양시에서는 노후 온수관이 터져 뜨거운 물이 도로를 덮치면서 행인 등 5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일이 있었다.

공단 한 관계자는 "폭발 위험은 없어 안심해도 된다"고 밝혔다.

문제는 온수관 노후화로 인한 사고가 향후 더 자주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는 점이다.

부산 해운대 신시가지 도로 밑 온수관서 닷새째 수증기
부산 최초 계획도시로 만들어진 해운대 신시가지는 1997년 완공된 지 이미 20년이 넘으면서 도시 노후화 징조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부산환경공단이 2017년 온수관에 대해 정밀진단을 했을 때 전체가 노후화된 것으로 나타나 개선 권고를 받았다.

현재 온수관 보수와 교체를 지속해서 추진하고 있지만, 예산 문제 등으로 중장기적으로 점차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해운대구도 신시가지 노후화에 대비, 지구단위 계획 변경을 통한 도시 재정비 계획 마련에 나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