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사태 후폭풍…증권사, 줄줄이 '어닝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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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S 헤지운용서 대규모 손실
한투證, 11년만에 분기 순익 적자
'거래증가 수혜' 키움도 95%↓
대신, 유일하게 이익 증가 '선방'
미래에셋대우, 1071억 순익 1위
한투證, 11년만에 분기 순익 적자
'거래증가 수혜' 키움도 95%↓
대신, 유일하게 이익 증가 '선방'
미래에셋대우, 1071억 순익 1위
주요 증권사의 지난 1분기 순이익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약 88% 급감했다.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 KB증권 등 일부 대형사는 주가연계증권(ELS) 운용 과정에서 큰 손실을 봤다. 코로나19로 인한 국내외 부동산 대체투자 등 투자은행(IB) 부문 충격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2분기 실적은 더욱 악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투증권 45분기 만에 첫 적자
한국투자증권은 1분기 매출(영업수익) 7조9079억원, 순손실 1339억원을 냈다고 15일 공시했다. 매출은 작년 1분기 대비 148% 늘었지만 순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한투증권이 분기 순손실을 낸 것은 2008년 4분기 이후 45분기(11년3개월) 만이다. 1분기 적자는 ELS 자체 헤지 등 트레이딩 부문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ELS 자체 헤지 규모는 삼성증권이 약 6조원으로 가장 많고 한투증권 4조원, 미래에셋대우 3조5000억원, KB증권은 2조5000억원 수준이다.
이들 증권사가 ELS 기초자산으로 주로 사용하는 유로스톡스50 등 해외 주요 지수가 지난 3월 급락하면서 자체 헤지를 위해 사놓은 주가지수 풋옵션 등 파생상품 거래에서 큰 손실을 봤다.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은 이와 관련, “오랫동안 힘껏 달려오다 이번에 넘어진 만큼 다시 신발끈을 고쳐 매자”며 임직원들을 다독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증권도 ELS 트레이딩에서 발생한 대규모 손실이 반영되면서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86.9% 급감한 154억원에 그쳤다. 자산관리(WM) 부문에서 강점을 바탕으로 주식 거래 수수료 등 브로커리지 수익이 크게 늘어 트레이딩 부문 부진을 메꿨다.
‘동학개미 수혜’ 키움도 부진
한투증권이 부진한 실적을 내면서 1분기 순이익 1등은 미래에셋대우(1071억원)에 돌아갔다. 미래에셋대우도 ELS 자체 헤지 충격을 피하진 못했지만 위탁매매(브로커리지) 등의 이익이 크게 늘면서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트레이딩 부문 순영업수익은 배당금 및 분배금 등 수익 증가로 552억원을 기록해 작년 1분기 대비 55.4% 감소했지만 순손실을 내진 않았다.
브로커리지 부문 점유율 1위로 ‘동학개미운동’ 수혜주로 기대가 컸던 키움증권은 미래 먹거리로 비중을 늘려온 자기자본투자(PI) 부문에서 손실이 발생하면서 1분기 순이익이 67억원에 그쳤다.
반면 대신증권은 1분기 순이익이 472억원으로 같은 기간 4.2% 늘어났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ELS 자체 헤지 비중이 낮아 트레이딩 손실이 거의 없었고 대신에프앤아이와 대신저축은행 등 연결 계열사 실적도 양호했다”고 설명했다.
자기자본 기준 10대 증권사의 순이익 합계는 작년 1분기 1조2351억원에서 올 1분기 2479억원으로 88% 급감했다.
증권업계에서는 2분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해외 대체투자 등 IB 부문 실적 충격이 1분기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미국·유럽 등 투자 건이 ‘올스톱’되면서 IB 수수료 수입이 크게 줄었다”며 “PF 부실 우려로 증권사가 떠안은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물량이 늘어난 것도 2분기 실적에 부담 요인”이라고 말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한국투자증권은 1분기 매출(영업수익) 7조9079억원, 순손실 1339억원을 냈다고 15일 공시했다. 매출은 작년 1분기 대비 148% 늘었지만 순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한투증권이 분기 순손실을 낸 것은 2008년 4분기 이후 45분기(11년3개월) 만이다. 1분기 적자는 ELS 자체 헤지 등 트레이딩 부문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ELS 자체 헤지 규모는 삼성증권이 약 6조원으로 가장 많고 한투증권 4조원, 미래에셋대우 3조5000억원, KB증권은 2조5000억원 수준이다.
이들 증권사가 ELS 기초자산으로 주로 사용하는 유로스톡스50 등 해외 주요 지수가 지난 3월 급락하면서 자체 헤지를 위해 사놓은 주가지수 풋옵션 등 파생상품 거래에서 큰 손실을 봤다.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은 이와 관련, “오랫동안 힘껏 달려오다 이번에 넘어진 만큼 다시 신발끈을 고쳐 매자”며 임직원들을 다독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증권도 ELS 트레이딩에서 발생한 대규모 손실이 반영되면서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86.9% 급감한 154억원에 그쳤다. 자산관리(WM) 부문에서 강점을 바탕으로 주식 거래 수수료 등 브로커리지 수익이 크게 늘어 트레이딩 부문 부진을 메꿨다.
‘동학개미 수혜’ 키움도 부진
한투증권이 부진한 실적을 내면서 1분기 순이익 1등은 미래에셋대우(1071억원)에 돌아갔다. 미래에셋대우도 ELS 자체 헤지 충격을 피하진 못했지만 위탁매매(브로커리지) 등의 이익이 크게 늘면서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트레이딩 부문 순영업수익은 배당금 및 분배금 등 수익 증가로 552억원을 기록해 작년 1분기 대비 55.4% 감소했지만 순손실을 내진 않았다.
브로커리지 부문 점유율 1위로 ‘동학개미운동’ 수혜주로 기대가 컸던 키움증권은 미래 먹거리로 비중을 늘려온 자기자본투자(PI) 부문에서 손실이 발생하면서 1분기 순이익이 67억원에 그쳤다.
반면 대신증권은 1분기 순이익이 472억원으로 같은 기간 4.2% 늘어났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ELS 자체 헤지 비중이 낮아 트레이딩 손실이 거의 없었고 대신에프앤아이와 대신저축은행 등 연결 계열사 실적도 양호했다”고 설명했다.
자기자본 기준 10대 증권사의 순이익 합계는 작년 1분기 1조2351억원에서 올 1분기 2479억원으로 88% 급감했다.
증권업계에서는 2분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해외 대체투자 등 IB 부문 실적 충격이 1분기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미국·유럽 등 투자 건이 ‘올스톱’되면서 IB 수수료 수입이 크게 줄었다”며 “PF 부실 우려로 증권사가 떠안은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물량이 늘어난 것도 2분기 실적에 부담 요인”이라고 말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