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어린이 괴질에 대해 경고하고 나섰다. 이 괴질은 지난달 유럽에서 사례가 보고된 이후 미국으로 옮겨붙으며 사망자까지 나오고 있다. 확산될 경우에는 ‘봉쇄 해제’에도 차질이 우려된다.

미국 CDC는 14일(현지시간) 문제의 괴질을 ‘코로나19 연계 소아 다기관 염증 증후군’으로 지칭하며, 환자를 보건당국에 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지난달부터 유럽과 미국의 영유아 및 청소년에게서 발견된 이 증후군은 세계 부모들 사이에서 공포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코로나19가 어린이에게는 위협적이지 않다는 통념을 뒤집으며 사망으로까지 이어졌기 때문이다.

지난 2월부터 영국,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스위스 등 유럽에서 환자가 발생하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다 지난달 말에는 미국으로 전파됐다. 지금까지 미국과 유럽에서 수백여 명의 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며 영국 런던에서 세 명, 미국 뉴욕에서 한 명이 사망했다. 환자 상당수가 코로나19 검사 결과 양성 반응을 보였다.

환자들의 증상은 독성쇼크, 열, 발진, 붓기, 심장 염증 등으로 가와사키병과 증상이 비슷하다. 원인으로는 코로나19에 대한 이상면역 반응이나 감염 후 항체형성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명확한 기전이 밝혀지지 않아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한국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5일 “현재까지 국내에서 발생 사례는 없고,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증후군이 더 퍼지고 사망자가 추가된다면 봉쇄 해제 및 학교 수업 재개에 적신호가 들어올 전망이다. 미국의 대다수 주는 오는 9월 개학을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이 지난 12일 미국 일부 지역에서는 가을 개학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는 등 전문가들도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