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 위기 '군산 선유도해수욕장 흰발농게' 4만마리 이주 작전

도로 확장으로 서식지 파괴…미끼 유인 포획해 안전지대로 옮겨

전북 군산시 선유도해수욕장 일원에 서식하는 멸종위기종 흰발농게의 대규모 이주 작전이 펼쳐진다.

군산시는 선유도해수욕장 개발 예정지에 서식하는 4만여마리의 흰발농게를 안전지대로 옮기기로 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를 위해 환경청에 흰발농게 포획 및 이주 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군산시는 이르면 이달 안에 허가가 나올 것으로 보고 준비작업에 착수했다.

포획은 미끼를 활용한 트랩과 인력을 동원한 채굴 등의 수단이 모두 동원된다.

포획한 흰발농게는 당일 곧바로 인근의 안전한 서식지로 옮겨진다.

이주 작업은 흰발농게의 산란기인 다음 달 이전에 마무리할 방침이다.

대상 지역은 선유도해수욕장을 따라 설치된 도로 인접지 1만900여㎡다.

관광객 증가로 주민과 관광객의 불편이 커져 도로를 확충하고 주차장과 녹지를 만들려는 곳이다.

조사 시기와 기관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이곳에는 적게는 2만여마리 많게는 4만여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군산시는 지난해 개발사업을 시작하려 했으나 흰발농게가 대규모로 서식하는 사실이 드러나자 이주 대책을 마련해왔다.

조사 결과 선유도해수욕장 일대에는 4만7천387㎡ 면적의 갯벌에 총 63만여마리의 흰발농게가 사는 것으로 추산됐다.

국내에서 지금까지 확인된 가장 큰 서식 규모다.

달랑겟과 갑각류인 흰발농게는 우리나라 남해안과 서해안에 분포하며, 해안 개발로 개체 수가 급감하면서 2012년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으로 지정됐다.

수컷의 한쪽 집게다리가 유달리 커 '주먹 대장'으로 불리기도 한다.

군산시 관계자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개발면적을 축소하고, 공사도 이주작업이 마무리된 뒤에 시작할 방침이며 새로운 서식지에서 제대로 적응하는지도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