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이후 디지털 장비 통한 '보건 감시' 만연해질 것"
미 기업들, 코로나 감염자 식별서비스 도입…"과잉감시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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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봉쇄 조처를 서서히 완화하는 가운데 기업들이 직장 내 코로나19 감염자를 가려내는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과잉 감시' 우려가 제기된다고 미 인터넷매체 악시오스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선 직장 내 코로나19 감염 의심자를 추려내는 디지털 서비스가 잇달아 출시되고 있다.

보안서비스 업체 캐슬은 최근 지능적 카메라를 활용해 코로나19 감염 직원의 사무실 내 접촉자들을 추적하는 '캐슬세이프시스템'을 내놓았다.

바이오 인식 전문업체 클리어는 직원들의 신원과 건강정보를 연결해주는 앱 '헬스 패스'를 출시할 예정이며, 글로벌 컨설팅 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는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직원의 직장 내 접촉자를 자동으로 추적하는 앱을 지난달 개발했다.

평소라면 기업이 직원들에게 건강 진단을 강제하는 것은 차별 금지 규정에 어긋나겠지만, 지난 3월 연방 평등고용기회위원회(EEOC)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라 기업들에 직원 체온 측정을 허용했다.

다만 이런 코로나19 감염자 식별 서비스들의 효과는 명확하지 않다고 악시오스는 지적했다.

앞서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미국 공항 11곳에 체온 측정기를 설치해 약 한 달간 3만여명을 검진했지만, 코로나19 확진 사례를 단 한 건도 찾아내지 못했다고 지난 2월 CNN방송이 보도하기도 했다.

체온 측정 장비가 정상적으로 작동한다고 해도 무증상 감염자를 식별하지 못할 우려도 있다.

코로나19 환자 식별 서비스 도입이 직원들에 대한 과도한 감시로 이어질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악시오스는 "9·11 테러 이후 공항 등에서 보안이 강화된 것처럼, 팬데믹 이후에는 새로운 디지털 장비를 통한 '보건 감시'가 만연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뿐 아니라 기업이 직원들의 건강 상태를 추적하는 관행이 확산하면 공중보건의 이름으로 건강하지 못한 직원에 대한 직장 내 새로운 차별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