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필수업종 확대하자 주지사들은 줄줄이 거부

브라질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주지사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방안을 놓고 또다시 충돌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영업활동이 가능한 필수 업종 대상을 확대하겠다고 밝혔으나 주지사들은 코로나19 확산세가 멈추지 않는 상황에서 사회적 격리를 완화할 수 없다며 곧바로 거부했다.

12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전날 이·미용실과 헬스클럽 등을 필수 업종에 포함할 것이라고 발표했으나 전국 27개 주(수도 브라질리아 포함) 가운데 절반을 약간 넘는 14개 주 정부가 반대 입장을 밝혔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결정을 그대로 따르겠다는 주 정부는 2∼3개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부분적으로 수용하거나 각 시 정부의 재량에 맡기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브라질 대통령-주지사들 코로나19 필수업종 확대 문제로 충돌
그러자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민주주의 국가 체제에 대한 도전"이라며 주지사들을 강하게 비난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주지사들은 수백만 명의 일자리를 위한 결정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면서 "건강과 소득을 지키기 위해 일터로 돌아가려는 국민의 바람을 외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이후에도 고령자와 기저 질환자 등 고위험군만 격리하고 일반인들은 일터로 복귀하자는 '제한적 격리'를 주장해 왔다.

이런 입장을 바탕으로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금까지 60개 정도를 필수 업종으로 분류했다.

브라질 대통령-주지사들 코로나19 필수업종 확대 문제로 충돌
그러나 영업활동 재개에 관한 권한은 주지사와 시장들에게 있다.

앞서 연방대법원은 지난달 휴업령과 학교 수업 중단 등 사회적 격리 조치를 결정할 권한이 주지사와 시장들에게 있다고 판결했다.

이달 초에는 주지사와 시장들이 연방정부의 승인 절차를 거치지 않고 주민과 물품의 이동을 제한하는 조치를 시행할 수 있다는 판결도 내렸다.

한편, 네우손 타이시 보건부 장관은 기자회견을 통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이·미용실과 헬스클럽 등을 필수 업종에 포함한 사실을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는 필수 업종 확대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보건당국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