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협·보건의료노조, '국제간호사의 날' 기념 좌담회 개최
간협, 코로나19 확진 간호사 10명 '이달의 간호사 영웅' 선정
코로나19 최전선 간호사들 "재난상황 인력투입 시스템 절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의 최전선에서 환자를 돌본 간호사들은 신종감염병 발병 등 재난 상황에서 인력을 확보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대한간호사협회와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12일 코엑스 콘퍼런스장에서 제49회 국제간호사의 날 기념 '감염병 대응 보건의료정책' 좌담회를 열고 현장 간호사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5월 12일은 근대 간호 창시자인 플로렌스 나이팅게일의 탄생일로, 올해 200주년을 맞았다.

올해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세계간호사의 해'이기도 하다.

좌담회에 참석한 조하숙 계명대동산병원 간호부장은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고 환자가 엄청나게 증가하면서 처음 145개이던 병상이 400여개로 늘었다"며 "파견 간호사를 받았는데 10년 넘게 쉬시다 온 분들도 있고, 경험이 없으신 분들도 있어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그는 "중환자실 10개 병상을 운영하려면 간호인력이 최소 84명은 필요한데 하루아침에 인력을 모으기 어려웠다"며 "이번 사태처럼 재난 상황에서 간호사가 얼마만큼 필요한지 기준이 마련되고, 전문적으로 교육을 받은 간호사 인력을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장에 투입된 간호사들은 과도한 업무량과 열악한 근무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안수경 국립중앙의료원 간호사는 "국립중앙의료원 간호사 24명이 대구에 내려갔는데 간호인력이 턱없이 부족했고 업무가 쏠리는 경우도 생겼다"며 "간호사 2명이 환자 20명을 돌보는 병동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레벨D 방호복을 입고 2시간을 일하면 2시간을 쉬어야 하는데 탈의 시간만 20∼30분이 걸렸고, 식사라도 해야 하면 도시락을 20분 안에 먹고 병동에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었다"며 "이런 열악한 환경이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열악한 근무환경에서 일하다 코로나19에 감염된 간호사들도 있었다.

간호협회는 이날 의료현장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간호사 10명을 '이달의 간호사 영웅'으로 선정했다.

김성덕 대전보훈병원 간호사, 대구 영남대병원에 의료지원을 나간 강정화 간호사 등 8명은 코로나19 환자를 돌보는 과정에서 확진됐다.

나머지 2명은 선별진료소에서 검체채취를 하면서 감염됐다.

신경림 간호협회 회장은 "국민이 보내준 응원과 사랑이 현장에서 간호사를 지탱하는 유일한 힘이었다"며 "이번 경험을 교훈으로 삼아 제2의 대유행에 대응할 수 있도록 전담인력 확보 등 감염병 상시 전담 체계 구축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간호사의 날을 맞아 "코로나19 확산세를 꺾고 안정화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도 간호사를 포함한 의료진들의 헌신이 절대적이었다"며 "얼굴에 선명하게 드러난 고글과 마스크 자국을 보면서 간호사 여러분의 노고에 가슴 깊이 고마움을 느꼈다"고 간호사들을 격려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