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난에 값싸고 대중에게 코로나19 경각심 일깨워
동아프리카서 '코로나바이러스 헤어스타일' 유행
케냐 등 동아프리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코로나바이러스 형태와 비슷하게 뾰족하게 땋은 헤어스타일을 다시 유행시키고 있다고 AP통신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코로나바이러스 헤어스타일이 인기있는 이유는 부분적으로 바이러스 관련 규제로 인한 경제난 속에 저렴한 헤어스타일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동아프리카서 '코로나바이러스 헤어스타일' 유행
또 대중에게 코로나바이러스가 진짜 존재한다는 인식을 퍼뜨리기 위한 목적도 있다.

이 헤어스타일은 최근 수년간 인도, 중국, 브라질 등에서 수입한 진짜 혹은 인조 헤어스타일이 유행하면서 한물갔었다.

아프리카 전역의 많은 미용실에는 수입 형태로 늘어뜨리거나 땋은 모습의 머리 사진이 붙어있다.

그러나 지금 케냐 수도 나이로비의 슬럼가인 키베라의 번잡한 도로옆 임시 미용실에서 샤론 레파(24)는 어린 소녀들의 머리를 안테나 모양의 뾰족한 형태로 땋고 있다.

사람들이 코로나바이러스 헤어스타일이라 부르는 이 머리를 하기 위해 두피를 잡아당길 때 소녀들은 플라스틱 의자에서 자세를 바꾼다.

동아프리카서 '코로나바이러스 헤어스타일' 유행
레파는 "일부 어른들은 코로나바이러스가 실재한다는 것을 안 믿는 반면 대부분 어린이는 손도 씻고 마스크를 쓴다.

많은 성인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코로나헤어스타일을 내놓게 됐다"고 말했다.

케냐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이날 기준 700명에 가깝다.

하지만 검진 장비 부족으로 실제 숫자는 더 많을 수 있다.

마가렛 안데야같이 빠듯하게 가계 수입과 지출을 맞추는 엄마들은 코로나바이러스 헤어스타일이 딸들의 스타일도 챙기고 자신의 주머니 사정도 감안할 때 적절하다고 말한다.

코로나바이러스 헤어스타일은 땋는 데 50 실링(약 600원)밖에 안드는 반면 일반 헤어스타일은 300∼500 실링(약 3천700원∼6천100원)이나 들어 지금 같은 때 키베라 주민처럼 가난한 동네에서는 감당하기가 쉽지 않다.

코로나바이러스 헤어스타일로 머리를 땋는 기술은 가닥으로 만들 때 인조로 땋은 머리 대신 꼰 실을 써서 값이 저렴하다고 주민들은 전했다.

마리암 라시드(26)는 "코로나19가 우리 경제를 파괴하고 일자리를 가져가 버려 돈이 귀하다.

그래서 50실링이면 할 수 있는 딸 아이 머리 형태로 골랐고 딸도 괜찮아 보인다"면서 "이 헤어스타일은 대중과 바이러스에 대해 소통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덧붙였다.

동아프리카서 '코로나바이러스 헤어스타일' 유행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