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대본 "용인 66번 환자 외 다른 연결고리 있을 듯"
"용인 확진자 방문일에 증상 발현하거나 다른 날 감염된 사례 있어"

방역당국이 서울 이태원 클럽에서 일어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용인시 확진자 A씨(용인 66번 환자)를 단일 감염원으로 한 전파가 아닐 것이라는 추정을 내놨다.

클럽 방문자 중 용인 확진자와 같은 날 증상이 발현한 사례가 여럿이어서 이미 다른 산발적인 감염 고리가 진행되고 있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이태원발 집단감염, 전국 어디서든 2차 전파 일어날 수 있어"(종합)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9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이태원 클럽과 관련한 집단 감염이 초발 환자에 의한 단일한 전파나 확산이 아니라, 산발적인 전파의 연결고리들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권 부본부장은 "초발 환자의 증상 발현일이자, 클럽 방문일인 2일에 증상이 나타난 다른 사례들도 있고, 초발 환자가 방문하지 않은 날에도 증상이 나타난 경우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방역당국은 용인 확진자가 이태원 클럽에 방문한 2일 같은 클럽에서 노출돼 감염된 확진자가 대다수라며 집단감염을 용인 확진자에 의한 2차 전파로 본다고 설명했으나, 추가 확진자 역학조사에 따라 가설을 수정한 것이다.

A씨는 지난 2일부터 고열과 설사 등 코로나19 증상을 보였으며, 같은 날 0시∼오전 3시 30분에 이태원의 '킹클럽', 오전 1시∼1시 40분에 '트렁크', 오전 3시 30∼50분 '퀸' 등 클럽들을 방문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A씨가 다녀간 이후인 5일에 킹클럽을 다녀온 남양주 20대 환자, 4일 이태원 주점을 방문한 인천 20대 환자, 4∼5일에 트렁크와 퀸을 다녀간 서울 20대 환자 등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는 "다만 추적조사 과정에서 증상 발현일도 변할 수 있고, 추가로 발견되는 환자에 따라 발병 시기는 달라질 수 있다"고 부연했다.

방역당국은 이태원 클럽을 중심으로 한 코로나19 유행이 전국으로 퍼질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이날 오전 9시 기준 관련 확진자 27명의 지역별 분포는 서울 13명, 경기 7명, 인천 5명, 충북 1명, 부산 1명이다.

권 본부장은 "해당 클럽을 4월 29일 밤부터 5월 6일 새벽까지 방문한 사람은 모두 코로나19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크다"며 "그들의 거주지가 전국에 퍼져 있다면 거주지 어디서라도 2차 전파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관련 환자 27명 중에는 클럽 방문자의 가족과 지인 등 지역사회 전파가 4명이 포함됐다"며 "앞으로 지역사회 전파도 더 나오고, 다른 연결고리에 의한 환자가 더 나올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조사를 진행하면서 첫 증상일 발현일로부터 14일까지의 기간을 유의해 관리망을 운영하겠다"며 "신용카드 사용, 명부 확인, CCTV 확인 등과 함께 자발적인 검사 권고를 활발히 해 초기 대응에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