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위생법상 클럽 '유흥·단란주점'·주점 '일반음식점' 분류…경계 모호
용인시 "확진자 진술·역학조사관 판단"…용산구 "킹클럽 1곳만 유흥주점"

용인시 66번 확진자가 지난 1∼2일 다녀간 이태원 일대 클럽 개수가 경기 용인시와 서울 용산구 방역당국에 따라 차이가 나면서 일부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클럽과 주점은 식품위생법상 다른 업종으로 분류돼 있으나, 두 업종의 경계가 모호하기 때문에 역학조사 주체별로 오류가 발생한 때문으로 보인다.
'용인 66번' 들른 이태원 클럽…용인시 5곳 ·용산구 1곳 '혼선'
용인시 66번 확진자인 29세 남성 A씨는 지난 6일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고 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당시 A씨는 용인지역에서는 4주 만에, 전국적으로는 사흘 만에 나온 지역사회 감염자여서 주목을 받았다.

확진 다음 날 용인시의 역학조사 결과 A씨가 연휴 기간인 지난 1일 오후 11시부터 다음날인 2일 새벽 4시까지 이태원의 클럽과 주점 5곳을 전전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집단감염에 대한 우려를 자아냈다.

당시 용인시는 A씨가 5시간 동안 이태원의 '클럽 5곳'을 1시간 안팎 단위로 연달아 방문한 것으로 동선을 파악했다.

그러나 용인시는 A씨가 용인지역 내 동선만 홈페이지와 시장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하고 이태원 클럽 방문 등 타지역 동선은 '관외동선'이라고만 표기했다.

이와 관련, 각 언론 매체는 용인시와 용산구청 등을 인용해 A씨의 이태원 동선을 취재하면서 다녀간 클럽이 5곳 또는 4곳, 3곳이라고 각기 다르게 보도했다.

용산구청은 7일 A씨가 다녀간 이태원 지역 동선을 공개하면서 술판(주점), 킹클럽(클럽), 트렁크(주점), 킹클럽(클럽), ○○클럽, 퀸(주점)의 명칭을 밝혔다.

클럽은 킹클럽 한 곳이라고 표기하고, 나머지는 모두 주점이라고 했다.

킹클럽을 두 번 방문했으니 클럽 1곳과 주점 4곳 등 총 5곳을 돌아다녔다는 것이다.

이처럼 용인시와 용산구청이 파악한 A씨 방문 클럽 수에 차이가 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식품위생법에서 분류한 식품접객업의 종류를 알아야 한다.

클럽이나 식당, 주점 등을 운영하려면 관할 지자체에 신고해야 하는데, 클럽은 유흥주점·단란주점으로, 주점은 일반음식점으로 각각 분류된다.

일반음식점은 식사·주류판매가 가능하지만, 유흥·단란주점처럼 춤을 추는 행위가 허용되지 않는다.

그러나, 일반음식점으로 영업신고를 한 뒤 클럽처럼 춤을 추게 영업하는 곳도 많아 클럽과 주점을 구분하기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용인 66번' 들른 이태원 클럽…용인시 5곳 ·용산구 1곳 '혼선'
용산구청에 확인해보니 킹클럽만 유흥·단란주점 신고가 된 클럽이고, 나머지 4곳은 일반음식점으로 신고가 됐다.

클럽이라는 상호를 썼더라도 클럽이 아니라 일반음식점인 주점인 셈이다.

용인시가 주점인 곳을 클럽으로 잘못 파악했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해 용인시는 "A씨의 진술과 역학조사관의 판단, 역학조사관이 용인시보건소에 통보한 내용을 바탕으로 방문한 클럽이 5개로 알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용인시 관계자는 "확진자의 진술, 방문지 CCTV, 휴대전화 GPS 정보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이동동선 공개 범위 등을 공개한다"면서 "역학조사 과정에서 A씨가 역학조사관의 질문에 클럽들을 다녀왔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한편, 용인사 66번 확진자와 안양시 23번 확진자의 접촉자로 의심되는 사람 114명이 서울 자치구 보건소에서 검사를 받아 이 중 11명이 확진됐다.

경기도에서는 66번 확진자의 직장동료 1명이 8일 확진됐고, 이태원 주점에 다녀온 성남시의료원 간호사 1명도 양성판정을 받는 등 이태원 클럽발 지역사회 집단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