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아일랜드당·공화당 연정 큰틀 합의 후 제3당에 참여 제안
녹색당, '매년 온실가스 7% 감축' 요구…정책 놓고 이견 가능성도
아일랜드 정부 구성 초읽기? 녹색당, 연정 구성 논의 참여키로
녹색당이 아일랜드 연립정부 구성 논의에 공식적으로 참여하기로 했다.

앞서 아일랜드는 지난 2월 8일 치러진 총선에서 어느 정당도 단독으로 과반을 확보하지 못해 정부 구성이 지연돼 왔다.

그동안 아일랜드 정치권을 양분해 온 중도우파 정당인 통일아일랜드당(Fine Gale)과 공화당(Fianna Fail)이 사상 처음으로 연정을 꾸리기로 합의했지만, 과반 확보를 위해서는 다른 정당의 추가 참여가 필요한 상황이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녹색당은 전날 성명을 통해 연정 구성 논의에 참여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녹색당은 "코로나19로 인해 정부가 직면한 큰 도전을 알고 있다"며 참여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녹색당은 그러나 "어떤 제안도 기후 대응의 변화를 가져와야 하며, 조금 더 지속 가능하고 공정한 사회를 향한 강력한 개선 의지를 담아야 한다"면서 "만약 그렇지 못한다면 우리는 협상에서 철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녹색당은 구체적으로 매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7% 감축하는 안을 요구 중이다.

현 통일아일랜드당 정부는 총선 전에 2030년까지 매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3%씩 감축하겠다고 약속했다.

녹색당 의원들이 통일아일랜드당, 공화당과 연정 구성에 합의하더라도 합의안은 녹색당 평당원의 66% 이상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

주요 정책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녹색당이 연정 구성 논의에서 발을 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아일랜드는 지난 2월 8일 조기 총선을 실시했다.

당시 총선에서는 리오 버라드커 총리가 이끄는 집권 통일아일랜드당이 하원 160석 중 35석에 그쳐 제1당 지위를 잃었다.

기존 제1야당이었던 공화당(Fianna Fail)과 제3당이었던 신페인당(Sinn Fein)이 각각 37석을 차지했다.

특히 좌파 성향인 신페인당은 이번 총선에서 기존 양대 정당인 공화당, 통일아일랜드당의 득표율을 넘어 지난 총선의 2배에 가까운 24.5%를 득표율을 기록하는 돌풍을 일으켰다.

신페인당은 이후 좌파 연정 구성을 추진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이에 중도우파 성향의 공화당과 통일아일랜드당이 연정 논의에 착수했다.

아일랜드 정부 구성 초읽기? 녹색당, 연정 구성 논의 참여키로
아일랜드는 영국에서 독립한 1921년 이래 통일아일랜드당과 공화당이 줄곧 정권을 주고받아왔지만, 연정을 구성한 적은 없었다.

양당은 지난달 사상 처음으로 연정 구성과 관련한 합의에 도달한 뒤 다른 정당에 추가 참여를 제안했다.

무소속 의원이 참여하면 과반을 확보할 수 있지만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위해서는 제3의 정당 참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보수우파 성향으로 비슷한 정책 노선을 가진 공화당과 통일아일랜드당은 이번 총선을 전후해서 신페인당과는 손을 잡지 않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혔다.

이에 따라 녹색당이 주요 연정 참여 대상으로 부상했다.

통일아일랜드당 대표인 리오 버라드커 아일랜드 총리는 녹색당의 연정 구성 논의에 참여하겠다고 발표하자 "건설적인 논의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버라드커 총리는 "아일랜드는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하고, 향후 5년간 우리 사회와 경제를 새롭게 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정부가 필요하다"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