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대패로 계파는 후순위
원내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한 이명수, 김태흠, 주호영 의원은 러닝메이트 선정에 공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책위 의장은 84명 당선자의 표심을 가져오는 것은 물론 향후 대여투쟁을 효과적으로 수행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선 ‘좋은’ 정책위 의장의 기준으로 ‘정책 능력’ ‘지역 안배’ ‘계파 안배’ 세 가지를 꼽고 있다.
원내대표 후보들은 특히 정책 능력을 가장 우선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원내대표 경선 당시 ‘뛰어난 정책통’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한 의원은 “출마한 모든 후보로부터 정책위 의장 제의를 받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도 역시 전략·정책에 뛰어나다고 알려진 몇몇 의원에게 제안이 쏠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21대 국회에서 180석의 슈퍼 여당과 치열한 ‘정책 전쟁’을 벌일 전망인 만큼 이번 경선에서는 정책위 의장 후보의 정책 입안, 전략 수립 능력이 표심에 큰 영향을 미칠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역 안배도 중요 이슈다. 대부분 당선자가 TK(대구·경북) 지역에서 나오면서 TK가 지역 안배의 기준이 되고 있다. TK 밖의 후보는 TK 내 인물을, 반대로 TK 내 후보는 TK 밖 인물을 구하고 있다. 충남 아산갑의 이명수 의원은 “3선의 영남권 당선자를 정책위 의장 파트너로 고려하고 있고 어느 정도 가닥이 잡혔다”고 밝혔다. 충남 보령·서천의 김태흠 의원 역시 “영남권의 경제전문가인 재선 당선자 중 러닝메이트를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출마 선언을 한 대구 수성을의 주호영 의원도 “TK 밖의 인물로 가닥을 잡았다”고 했다.
계파 안배는 정책위 의장 선정에서 과거 어떤 원내대표 선거에서도 예외없이 중요한 요인이 돼 왔지만 이번에는 영향력이 거의 없다시피 할 것이란 분석이 있다. 총선 대패로 당내 계파 자체가 옅어졌기 때문이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