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에서는 1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사상 처음으로 온라인 노동절 행사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최대 노동단체인 중앙단일노조(CUT)를 비롯해 9개 노조가 공동 주관했다.
전직 대통령 등 유력 정치인들과 노동계,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나서서 릴레이 연설을 했으며, 문화예술 공연을 포함해 6시간가량 진행됐다.
특히 페르난두 엔히키 카르도주 전 대통령(1995∼2002년 집권)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2003∼2010년 집권)이 1989년 대선 이후 31년 만에 처음으로 나란히 연설에 나서 관심을 끌었다.
카르도주 전 대통령은 1989년 대선 당시 결선투표에서 룰라를 지지하는 연설을 했으나 승리는 페르난두 콜로르 지 멜루 전 대통령에게 돌아갔다.
두 사람은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으나 코로나19에 대한 안일한 대응과 경제 위기를 지적하면서 현 정부를 비판했다.
카르도주 전 대통령은 "코로나19와 실업 때문에 두려운 시기에 직면했다"면서 위기 극복을 위한 단결을 촉구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역사적으로 볼 때 엄청난 비극은 큰 변화를 가져오는 산파 역할을 했다"면서 "코로나19로 수천 명의 국민이 사망한 사실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넘어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고스란히 드러냈다고 본다"고 말했다.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은 현 정부가 위기 앞에서 무책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보우소나루 퇴진' 구호로 연설을 마쳤다.
한편,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별도의 행사는 없이 "모든 국민이 일터로 돌아가기를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모든 것이 곧 정상화될 것으로 믿는다"면서 "그러나 일터로 돌아가는 것을 결정하는 것은 내가 아니라 주지사와 시장들"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지방 정부들이 대규모 사회적 격리 조치를 시행하고 있는 사실을 언급한 것으로,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고령자와 기저 질환자 등 고위험군을 제외한 일반인은 일터로 복귀하는 '제한적 격리'를 주장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