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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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앞두고 상대가 금전적인 부분에 대해 속인 걸 알았다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자신을 예비신부라 밝힌 A씨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이 같은 사연을 공개했다. 사연에 따르면 A씨는 취직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성실하게 돈을 모은 끝에 남자친구와의 결혼을 꿈꿀 수 있게 됐다. 단, 남자친구는 꾸준히 부모님에게 생활비를 보내느라 A씨에 비해 돈을 많이 모으지는 못했다.

큰 돈이 모이지는 않았지만 결혼을 결심한 두 사람. A씨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 전세집을 계약하고 식장도 지인의 도움을 받아 저렴한 가격에 예약할 수 있었다. 결혼 자금은 넉넉치 않았지만 앞으로 맞벌이를 하며 함께 돈을 모으면 이 정도는 문제되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 날, 남자친구의 통장을 손에 넣은 A씨는 충격에 휩싸였다. 분명 결혼 자금이 없어 A씨 부모님의 도움까지 받았던 남자친구였는데, 그의 통장에는 천 단위의 금액이 찍혀 있었다. 놀란 A씨에게 남자친구는 "그동안 빼서 모아둔 거다. 혼수에 집까지 다 마련됐으니 이제 오픈한다. 이렇게 돈을 가지고 있으니 든든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A씨는 남자친구가 자신과 함께 전세집을 마련할 수 있는 여유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말하지 않고 부모님의 돈을 쓴 것이 괘씸했다. 결혼을 하기로 마음 먹었다면 적어도 서로의 경제 사정을 이야기할 때 솔직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A씨는 "우리 집에서 집을 안 해준다고 했으면 어떻게 하려고 했느냐"고 쏘아물었다. 그러자 남자친구는 "계산하고 행동한 게 아니라 그냥 돈이 모인 걸 알면 네가 좋아할 거라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남자친구가 자신은 물론, 가족들까지 속였다는 생각에 고민이 깊어진 A씨는 부모님에게 이 사실을 어떻게 말해야할지 곤란했다. 속앓이를 하던 끝에 A씨는 아버지에게 이 같은 사실을 털어놓았고, 결혼을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A씨는 "오래 만났던 사람이고, 결혼 직전까지 와서 이렇게 된 게 마냥 후련하지만은 않지만 나의 미래를 위해 달리 방법이 없었다"고 전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남녀 문제를 떠나서 결혼할 때는 서로 솔직해져야지", "영악하려면 확실히 영악해야지", "뭐가 잘못된 건지 모르는 게 더 웃긴다", "너무 무서운 사람인 것 같다", "부모님한테 죄송스러운 줄 모르네", "거짓말하는 게 제일 나쁜 거다", "차라리 솔직하게 얘기하고 다른 대안을 마련하지 그랬나", "도통 이해가 안 가는 행동이네"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실제로 많은 예비 부부들이 결혼 준비를 하면서 가장 많이 겪는 갈등은 '비용' 문제였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전국 14~39세 남녀 2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할 결과 결혼 준비 경험이 있는 응답자의 41.1%가 '비용 부담으로 결혼을 망설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직장인 703명을 대상으로 한 또 다른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장 부담스럽게 느끼는 항목은 '신혼집 마련'(38.3%), '예물·예단'(8.2%), '신혼여행 비용'(8.3%)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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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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