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증평 소재 육군 37사단 3개 종교 군종 장병들이 마스크를 직접 제작, 부대 내 장병들과 지역 내 취약계층에게 제공해 눈길을 끌고 있다.
28일 37사단에 따르면 이 부대 박호준 법사(36·소령)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 부대 내 법회가 중단된 지난 2월 마스크를 사지 못하는 장병들을 위해 직접 마스크를 제작해 나눠주기로 마음먹었다.
문외한이었던 박 법사는 시중에 유통되는 마스크 10여 종을 구매해 분해하면서 마스크 제작 공정을 이해하고 성능을 높일 수 있는 재료를 찾았다.
이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수제 마스크 제작 동영상을 보면서 마스크 제작 방법을 익혔다.
원단을 접착하는 실링기까지 장만한 박 법사는 군종병인 이민우 상병과 함께 실패를 거듭한 끝에 지난달 23일 시중에서 판매하는 KF-94 마스크와 비교해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 마스크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박 법사는 사단 군종 목사 장일(35) 대위와 군종 신부 유윤상(32) 대위에게 취지를 설명하고 이들과 함께 본격적인 마스크 제작에 나섰다.
3개 종교 군종병들도 힘을 보탰다.
불교, 기독교, 천주교 3개 종교 군종 장병들이 마스크 재능 기부를 위해 의기투합한 것이다.
지난달 25일 부대 내 종교 행사가 재개되면서 맡은 업무를 수행하느라 바쁜 와중에도 이들은 시간을 쪼개 하루 20개가량의 마스크를 만들고 있다.
이들이 정성 들여 만든 마스크 400여장은 경계 임무를 수행하며 외부인과 접촉하는 이 부대 경비소대 장병들에게 제공됐다.
이들은 부대 밖 취약계층에도 눈을 돌렸다.
지난 27일 증평군을 방문, 홀로 사는 노인과 사회복지시설에 전해달라며 100여장의 마스크를 기탁했다.
박 법사는 "수급이 다소 원활해졌지만, 형편이 어려운 취약계층은 여전히 마스크를 구입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코로나19가 진정될 때까지 계속 마스크를 만들어 취약계층에게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