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민간' 박순향 과장 인터뷰…"성폭력에 단호한 원스트라크 아웃을"
첫 동티모르 파견 여군, 20년 뒤 국방부 '성폭력 대응' 책임자로
첫 개방형 공모를 거쳐 국방부 양성평등정책과장에 임명된 박순향 전 국방대PKO센터교수는 28일 "군내 성폭력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통해 그것이 용납되지 않는 문화를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과장은 이날 연합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가해자에 대한 단호한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 적용이 이뤄져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과장은 지난 1월부터 시작된 공개 모집 절차를 거쳐 최근 임명됐다.

양성평등정책과장은 국방 분야 양성평등 정책을 수립·조정하고 국방 관련 여성의 권익 증진과 성폭력 예방 및 대응 정책을 총괄하는 업무를 수행한다.

그동안 현역 군인이 맡아오다 작년 말 민간 출신만 지원이 가능한 경력개방형 직위로 지정됐다.

최근 군내 성희롱 사건이 잇따르는 상황에 '외부의 시선'으로 조직 문화를 바꿔나갈 책임을 부여받은 셈이다.

박 과장은 "성폭력은 피해자에게 씻을 수 없는 트라우마가 남는 만큼 예방이 최선"이라며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우선이고, 만약 발생했을 때는 정신적·육체적·법적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과장은 소령이던 2000년 전투병과 여군으로서는 최초로 평화유지군으로 동티모르에 파견됐다.

2010년부터는 국방대에서 강의·교육을 맡아왔다.

그는 동티모르 파견 당시 분쟁지역 여성들의 처참한 현실을 목격하고 충격을 받았다.

그것이 군인 생활을 접고 여성인권·평화안보·차별금지 분야 연구·교육을 시작한 계기가 됐다고 했다.

그런 만큼 외부 인사임에도 동시에 군 조직의 특성과 역할도 잘 알고 있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은다.

박 과장은 "남녀가 함께 최상의 전투력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다 같이 노력한다는 측면도 중요하다"면서 "사기도 진작시키면서 군 장병이 실질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군조직 특성에 기반한 효과적인 예방교육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는 끝으로 "유엔이나 미국과 비교해서도 군내 여성이 너무 소수이기 때문에 상징적인 역할에 머무는 측면이 없지 않다"면서 "전반적으로 여성의 비율이 늘어나는 것도 의미가 있으리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