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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지방해양경찰청이 사람의 DNA와 같은 '유지문(油指紋)' 분석 기법을 활용해 해상에 기름을 몰래 버리고 달아난 해양오염행위자를 색출하고 있다.
유출 구별이 어려운 오염 행위 선박도 적발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유지문은 사람의 지문이 각자 다르듯, 기름 또한 수천 개의 화학물질로 구성돼 산지와 생성조건에 따라 각기 다른 독특한 특성을 지니고 있는 데서 비롯된 말이다.
유지문 기법은 바로 이 같은 기름만의 고유 특성을 활용해 이를 사용한 선박을 특정하는 기술이다.
서해해경은 이 기술을 활용해 해양오염 행위자를 찾아내고 있다.
원인 불명의 기름유출이 신고되면 서해해경 해양오염방제과는 현장에서 채취한 기름 시료를 수거한다.
청내 분석실에 설치된 정밀 분석 장비를 이용해 기름의 특성을 분석하고 오염 행위자로 유력시되는 선박들에서 채취한 기름과 일일이 대조해 유사 여부를 판정한다.
서해해경은 이 같은 방법으로 올해 들어 2건의 해양오염 행위 선박을 찾아냈다.
실제로 청정 해역인 전북 군산 앞바다에 지난달 17일, 약 512ℓ의 벙커C유가 해상에 유출됐다.
오염 신고를 받은 서해해경은 군산해경에서 채취한 기름 샘플을 즉시 수령해 긴급 정밀 분석을 했으며 마침내 외국 화물선을 특정해 검거했다.
지난 9일에는 전남 여수 해상에서 선박 폐유를 무단 배출한 화학품 운반선을 끈질긴 추적 끝에 적발했다.
유지문 기법은 해양오염사고와 오염 행위자 간의 연관성을 입증하는 데도 활용돼 올해 들어서만 17회 이용됐다.
서해해경청 이승환 해양오염방제과장은 27일 "망망대해에 기름을 버리면 아무도 모른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모든 범죄에는 반드시 흔적이 남고 해경은 이 흔적으로 모든 기름 유출 범법자를 반드시 색출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 과장은 "해양오염 예방뿐만 아니라 행위 적발에 대한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어 해양환경보전을 위해 유지문 분석 기법은 활용도와 중요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5년간 서해해경 관내에서 접수된 해양오염사고는 연평균 77건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