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전망대] 무역수지 흑자 행진 99개월 만에 멈추나
한국은 2012년 2월 이후 한 달도 빠지지 않고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까지 98개월째다. 사상 최장 기간으로 기네스북에 도전해도 될 만큼 역대급 수준이다.

100개월까지 거뜬하리라 기대했던 신기록 행진은 99개월째 멈춰 설 가능성이 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수출 길이 막혀서다. 지난 1일부터 20일까지 무역수지 적자가 34억5500만달러였다. 4월 1~10일 적자폭(23억8500만달러)보다 커졌다. 수출 주력 품목인 자동차 부품(-49.8%)과 석유제품(-53.5%) 수출이 1년 전과 비교해 반토막 난 영향이 크다. 수출 1위 품목인 반도체(-14.9%)도 ‘코로나 특수’를 마감하고 감소세로 돌아섰다.
[월요전망대] 무역수지 흑자 행진 99개월 만에 멈추나
희망적인 부분도 있다. 이달 들어 10일까지 하루 평균 수출액(14억4000만달러)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6% 줄었는데 20일 기준으로는 감소율이 16.8%로 낮아졌다. 지난해 4월에도 20일까지 무역수지가 12억1200만달러 적자였지만 한 달 전체로는 37억3000만달러 흑자 전환한 적도 있다.

무역 적자 여부는 이번주 후반에 알 수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다음달 1일 발표하는 ‘4월 수출입 동향’에서다. 한국이 전 세계에서 월간 수출입 수치를 가장 먼저 발표하는 데다 때가 때이니만큼 세계적으로도 주목도가 높다. 일본과 중국이 한 달 뒤, 나머지 국가는 두 달 뒤에 각각 수출입 기록을 공개한다.

4월 이후 한국 수출 전망도 이번주에 가늠해볼 수 있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통화회의를 열어 향후 경기진단을 내놓기 때문이다. 일본은행(BOJ)이 가장 먼저 27~28일 통화정책회의를 한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28~29일(현지시간) 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는 한국 시간으로 30일 새벽에 알 수 있다. 같은 날 유럽중앙은행(ECB) 통화회의 결과도 나온다. 중국 경기의 선행지표인 4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그날 발표된다. 중국 제조업 PMI는 지난해 11월부터 다시 확장 국면에 진입했다가 코로나19 악재를 만나 지난 2월 위축세로 접어들었다.

국내 경기 선행지수는 29일 통계청이 발표하는 ‘3월 산업활동동향’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국내 생산과 소비 지표도 함께 나온다. 2월 산업생산과 소비는 코로나19 영향으로 구제역 파동이 있었던 2011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 수준인 소비 지표도 공개된다. 소비자심리지수는 한국은행이 28일 내놓는 ‘4월 소비자동향조사’에서 알 수 있다. 기업 체감경기를 가늠할 수 있는 ‘4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29일 나온다.

긴급재난지원금(코로나지원금) 관련 주요 일정도 있다. 청와대 목표대로 다음달 13일 전 국민을 대상으로 코로나지원금을 지급하려면 29일까지 국회 본회의에서 추가경정예산안이 통과돼야 한다. 여야가 합의하지 못하면 코로나지원금 지급은 뒤로 밀릴 수밖에 없다. 코로나19 대응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첫 회의도 29일 열린다.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