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 달 휴업' 마이스, 5월부터 기지개
얼어붙었던 마이스(MICE: 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업계에 온기가 돌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진정 국면을 보이면서 대형 전시·박람행사가 잇달아 재개된다. 업계에서는 “야구 축구 골프 등 스포츠에서 시작된 훈풍이 공공 행사로 이어지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부산에서 신호탄이 올랐다. 부산 벡스코는 오는 30일 홈리빙&생활용품전과 건축인테리어전시회, 베이비페어를 동시에 열기로 했다고 24일 밝혔다. ‘혼수상태’에 빠졌던 공공전시회가 기지개를 켜는 건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지난 2월 이후 약 석 달 만이다.

벡스코는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전시로 코로나19 국면을 우회 돌파할 계획이다. 행사를 기획한 메세코리아 관계자는 “인파가 몰릴 수 있는 경품이벤트는 모두 온라인으로 전환하고 전시장 통로를 평소보다 1~2m 이상 넓히는 등 행사를 최대한 언택트(비대면) 개념으로 바꿀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스 1000개 이상의 빅이벤트도 5월 초 빗장을 푼다. 경기 고양시 킨텍스는 다음달 8일 제53회 MBC건축박람회와 28일 코리아베이비페어를 잇달아 열기로 했다. 코리아베이비페어를 기획한 조원표 메쎄이상 대표는 “무인등록대를 설치하고 관람객 입장을 시간 단위로 조절하는 등 다양한 감염 방지 대책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마이스협회에 따르면 킨텍스 등 전국 15개 주요 거점 전시장 하반기 예약률은 90%를 넘어섰다.
경품 이벤트는 온라인으로…無人등록대 설치
싱가포르·홍콩 "방역 이어 韓 마이스도 롤모델"


국제 행사도 지역 컨벤션센터를 중심으로 조금씩 문을 열 채비를 갖추고 있다. 5월 건축·인테리어박람회를 시작으로 재운영에 들어가는 경기 고양시 킨텍스는 6월에 경기국제보트쇼와 세계태양에너지엑스포 등을 열기로 했다. 인천 송도컨벤시아도 다음달 2~3일 시흥센트럴푸르지오 입주자를 위한 가구·인테리어 입주박람회에 이어 19일부터 글로벌 골프박람회를 열 계획이다.

'석 달 휴업' 마이스, 5월부터 기지개
코로나19 사태로 가장 큰 피해를 본 대구는 일정을 늦춰 7월부터 행사를 재개한다. 7월 1일 국제소방안전박람회에 이어 국내 최대 규모 에너지박람회인 국제그린에너지엑스포가 7월 15일부터 사흘간 열린다. 엑스코 전시장은 5, 6월 두 달 동안 지역 공공기관 직원 채용 시험장소로도 활용된다.

행사 개최를 앞둔 전시장들은 방역 대책 마련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시설 안팎에 발열감지기, 에어커튼 등을 설치하고 방역 인원과 횟수를 늘리는 등 방역 강화에 나섰다. 킨텍스는 참여 기업과 바이어의 비대면, 비접촉 상담을 돕기 위해 별도의 온라인 화상상담 공간을 조성하고 있다. 킨텍스 관계자는 “평상시 에너지 절감을 위해 외부 공기 유입을 30% 수준으로 유지하던 공조시스템을 100%까지 끌어올려 완전가동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 전시·박람회 재개 소식에 홍콩, 싱가포르 등 해외에서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싱가포르 전시회사 프리맨의 대릴 웡 디렉터는 “한국 파트너에게 행사 방역 대책에 대해 알아봐 달라고 요청했다”며 “코로나19 사태 와중에도 선거까지 치른 한국이 마이스에서도 분위기를 주도하는 것 같아 놀랍다”고 평가했다.

이선우 기자 seonwoo.lee@hankyung.com